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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뇌졸중 발병 3시간이 골든타임”…‘이웃손발시선’으로 조기 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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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환자 90% 혈관 막히는 뇌경색

반신마비·언어장애 등이 증상

고혈압·동맥경화때 발병 5배 ↑

식습관·운동 등 예방수칙 준수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는 질환인 뇌졸중.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아 생존하더라도 되돌리기 힘든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뇌졸중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뇌졸중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 평소 과식·흡연·과음 등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한 고혈압, 당뇨병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사진)를 만나 뇌졸중을 똑똑하게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스포츠월드

-뇌졸중은 어떤 질환인가.

“뇌졸중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이고, 결국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이라고 한다. 이를 합쳐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90%를 차지한다.”

-뇌졸중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려달라.

“뇌졸중의 경우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쓰거나(반신마비) ▲감각이 둔해지거나(감각장애) ▲저리거나 시린 느낌(감각 이상) ▲정신은 명료한데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남의 말을 이해 못하며(언어장애) ▲발음이 어둔해지거나(발음장애) ▲빙빙 돌고(어지럼증) ▲메스껍거나 토하기도 한다. 이밖에 잘 삼키지 못하거나,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사물이 두 개로 겹쳐(복시) 보이기도 한다. 뇌출혈 시에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며 의식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수년 이상 지속하는 만성적인 또는 간헐적인 두통의 경우는 대부분 뇌졸중이 아닌 경우가 많다. 다만 평소의 두통 강도와 양상이 달라졌을 경우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동맥경화는 당뇨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으로 혈관 벽 내부에 지방성분과 염증세포가 쌓여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상태다.”

-동맥경화부터 관리해야겠다.

“그렇다. 특히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되기 쉽다. 심지어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도 고혈압이 심하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 벽에 계속 압력이 가해져 손상되기 쉽고, 그 틈에 지방질과 불순물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진다. 이렇게 좁아진 혈관엔 찌꺼기가 달라붙고 혈전이 붙는데,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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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4위 질환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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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는데.

“최근 의학 발전으로 급성뇌경색도 발병 직후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를 놓친다. 시간이 지연될수록 환자 상태는 악화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뇌졸중 환자를 미리 식별해 조기에 치료받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졸중 식별 방법은.

“최근 대한뇌졸중학회에서는 우리나라에 맞게 뇌졸중을 조기에 감별할 수 있는 ‘이웃손발시선’이라는 식별법을 개발해 일반 국민들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을 모아 홍보하고 있다. 우선 ▲이~ 하고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발음이 명확한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안면 마비, 편측 마비, 발음장애, 시력 장애를 각각 알아채는 방법이다. 한 가지라도 이상하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반적 제언 부탁드린다.

“뇌졸중은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별다른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흡연하고 평소에 운동하지 않는 등 안 좋은 생활습관으로 혈관건강을 해친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뇌졸중 환자 대부분은 지속적인 언어장애, 기능 마비 등 많은 문제를 겪는다. 생존한 3명 중 1명은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은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15년 정도 더 살 수 있는 수명인데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 반드시 금연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혈관건강에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질환이 생겨 고통받는 것보다 질환의 무서움을 알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현명한 삶일 것이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혈관건강 챙기는 뇌졸중 예방 수칙 8가지

1. 싱겁고 담백하게 식단 구성하기

2. 담배는 미련 없이 끊기

3. 술은 최대 두 잔까지만 마시기

4.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기

5. 주 3회 3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6. 스트레스는 바로 풀기

7.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방치하지 않기

8. 만성질환자라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주시하기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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