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아기 살아있었다…”건강한 태아 방치해 사망”

건강했던 태아, 의료진이 의료행위 안 하고 방치

유튜버 A 씨는 임신 36주차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공개하면서 낙태사실을 알려 '영아 살해'논란에 휩싸였다. /유튜브

‘36주 낙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건강했던 태아가 제왕절개를 통해 살아있는 상태로 산모의 배 밖으로 나왔지만, 의료진 등이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여러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1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해당 사건과 관련해 “태아가 수술 직전 특이 소견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는 것을 확인해 태아가 출산 전후로 살아있었다는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20대 산모 A씨는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받기 직전 지방 소재 병원 2곳에서 초진을 받았다. 경찰은 A씨가 낙태할 의도를 가지고 초진을 받은 지방 산부인과 병원 2곳에서 당시 A씨가 임신 36주 차였으며, 아기가 건강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초진 기록을 확보했다고 했다.

경찰은 “(산모가) 초진을 받은 병원에서 특이 소견 없이 태아가 건강했다는 걸 확인했다”며 “의료자문 결과도 아기가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내용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수술이 이루어진 병원에서 의료진 6명이 유튜버를 상대로 제왕절개를 한 후 신생아를 방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수술 직후 신생아에게 해야 하는 체온 유지, 호흡 확인 등의 의료 행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태아가 살아서 태어났지만 의료적 처치 없이 방치된 것이 사망의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란 제목으로 36주 차 태아를 낙태한 경험담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낙태 수술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수술이 진행된 병원을 특정한 뒤 A씨와 병원장, 집도의 등을 살인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유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