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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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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낙태' 아기, 살아있었다…"출생 후 방치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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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튜버 A씨는 지난 6월 유튜브에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며 '낙태 브이로그'를 올렸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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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차 임신 중단(낙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료진이 태아를 살해한 정황을 확보했다. 경찰은 건강에 이상이 없던 태아가 제왕절개 수술 이후 방치돼 사망한 것으로 본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초진 병원 진료 내용에는 수술 직전 지방 소재 산부인과 2곳에서 진료받았고 특이소견 없이 태아는 건강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물과 의료진 진술, 의료 자문 결과 등을 종합해 태아 출생 전후 생존 가능성에 대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에 참여한 병원장 윤모씨와 집도의 심모씨에 대한 살인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가 기존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일치 결정을 내려 현재 낙태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20대 유튜버 A씨는 낙태 수술 며칠 전 지방소재 병원 2곳에서 초진을 받았다. 당시 임신 36주였고 태아는 건강한 상태였다.

이후 A씨는 윤씨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관련 내용을 지난 6월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경찰은 의료진으로부터 '분만한 태아에 필요한 의료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산부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출산 후 해야 하는 의료행위들이 적시돼 있다"며 "의료진이 의료행위를 실시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의료진은 신생아를 상대로 실시해야 하는 '아프가점수' 검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아프가점수는 신생아를 상대로 △ 피부색 △심박수 △호흡 △근육의 힘 △ 자극에 대한 반응 등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채점하는 검사다. 이 밖에도 △체온 유지 △ 구강 내 이물질 제거 △ 양수 제거 등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관련 내용을 토대로 의료진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의료진이 태아 출생 직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경찰은 앞서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3일 "기본적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 주거가 일정한 점, 기타 사건 경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수사과정에서 필요시 영장을 재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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