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해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 참가자들이 군홧발을 높이 치켜들고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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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과 동행한 고위급 장성 3명의 이름을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표부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성명에는 러시아에 파견된 최소 500명의 북한 장교 가운데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상장)과 리창호 참모부 부사령관 겸 정찰총국장(상장), 신금철 작전총국장(소장)이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영복의 경우, 지난 28일 벨기에 브뤼셀을 찾은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러시아 파견을 확인한 바 있으며, 리창호와 신금철은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이름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부는 성명에서 북한군이 약 2천~3천명으로 구성된 5개 편대로 편성돼 러시아 부대와 통합된 뒤 존재를 숨기고 활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도 김영복이 러시아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작전군 예하 정예부대 11군단인 이른바 ‘폭풍군단’을 지휘하는 고위급 인사라고 확인한 바 있다. 또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군이 작성한 북한군 파견부대 간부 명단에 가장 높은 곳에 김영복 이름이 적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9월11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한테 훈련 상황을 설명·보고하고 있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왼쪽).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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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은 로이터에 “김영복의 역할이 커 보인다”며 “북한의 주요 첩보기관인 정찰총국의 특수 임무를 위해 파견된 11군단과 경보병 부대를 포함하는 조선인민군 경보병 훈련지도국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매든은 이어 “행정과 연락 업무가 많기 때문에 조선인민군 부대가 완전히 주둔할 때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리 의사 결정권자로서 김영복을 보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김영복은 김 위원장의 군부 측근 인사로 분류되며,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서부지구 작전훈련 기지 방문, 지난달 평안북도 홍수 피해 지역 복구 건설사업 현지지도 등을 잇따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리창호도 올해 동해안 해군 기지 시찰 등 행사에 김 위원장과 동행했다고 밝혔다. 리창호는 2022년 정찰총국장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부터 한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다.
매든은 신금철의 경우, 경력이 불분명하지만 계급을 고려할 때 김영복과 리창호가 러시아를 떠나면 현장에 주둔할 북한군의 지휘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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