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31일 보석…구속 3개월여만
총수 공백 해소에 경영정상화 기대감 쑥
사업 확장 등 신속한 의사결정 전망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 2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박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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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연찬모 기자 =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으로 올해 7월 23일 구속이 이뤄진 지 3개월여만이다. 총수 공백 장기화로 카카오가 초유의 위기를 겪는 가운데 경영정상화에 차츰 시동이 걸릴 것이란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보석 인용 조건은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증금 3억원 △소환 시 의무 출석 등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후 16일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수백번 회의에 참석했지만, 한 번도 불법적이거나 위법한 것을 승인하고 회의의 결론을 내본 적 없다"며 "검찰에서 내가 하지 않은 수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부분이 답답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앞으로 불구속 재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회사 안팎에선 카카오의 경영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현재 카카오는 올해 3월 취임한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사업 확장, 쇄신 작업, 수익성 개선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도네시아·대만 웹툰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받았다.
올해 3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3분기 매출 2조311원, 영업이익 12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0% 감소한 수치다. 올해 초 5만~6만원선을 오가던 주가도 최근에는 3만원 중후반선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난 22일에는 AI(인공지능)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 출시 계획과 함께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당장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우선적으로 총수 공백 사태를 해소하면서 인수합병 및 사업 확장 등과 관련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 측은 김 위원장의 보석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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