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객원논설위원
아침 뉴스를 '디지털 쉼표'라는 단어가 장식했는데요.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것을 말합니다. 프랑스가 내년 9월부터 '국가적 위기'라며 초·중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전면 금지한 정책이 디지털 쉼표입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면 휴대전화를 한곳에 모아놓았다가 집에 갈 때 돌려주는 것인데 시범 운영 결과가 좋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캘리포니아 등 여러 주에서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 또는 금지합니다.
한국은 일부 학교에서 사용을 제한하는데 학생, 학부모의 반발이 크다고 하지요. 한 고등학교에서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기본권 침해'라며 시정을 권고해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딱한 예가 있는데요, 한국 초등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자 학부모가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했습니다. 이 학생이 미국으로 갔는데 학교에서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했는데도 학부모는 "학교에서 애들을 위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했다"며 학교의 조치를 순순히 따른다고 합니다.
똑같이 학생을 위한 조치인데 한국에서 금지하면 사생활, 기본권을 들먹이며 반발하고, 미국에서 제한하면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읊어댑니다. 이런 의식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 병풍 국감
국정감사에 대한 총평을 하면서 '병풍국감'(屛風國監)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병풍은 바람을 막거나 실내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물건인데 전통 행사인 결혼식, 회갑 잔치와 생일 잔지, 장례식 등이 있을 때 사용됩니다.
국회가 630여개 기관 관계자와 증인을 국감장으로 불렀지만 209개 기관은 한 차례 질문도 하지 않고 자리에 앉혀 놓았는데 이를 꼬집은 단어가 '병풍 국감'입니다. 증인을 서 있는 병풍 취급했다는 뜻입니다.
'병풍 장관'이란 말도 생겼는데 장관이 발언 기회도 없지 못하고 앉아있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을 불렀으면 최소한 질문을 하나라도 해야 하는데 질문도 받지 못하고 몇 시간을 앉아있으려면 고통일 것입니다. 국회는 증인이나 관계자를 불필요하게 부르지 말고 불렀으면 합당한 예우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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