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디캘브 카운티 사전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조지아주 사전투표는 11월 1일까지 계속된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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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유권자들의 미국 대선 사전 투표율이 남성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이 반색하는 가운데 공화당은 당원들의 사전투표율 증가를 근거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흐름이라고 반박했다.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각) “자체 분석 결과 주요 경합주 사전투표자 중 여성이 약 55%로 남성보다 많다”며 “여성 유권자를 승리의 열쇠로 보는 민주당에 새로운 희망”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 등록 유권자 중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사전투표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미국 선거 프로젝트 자료를 폴리티코가 분석한 결과 7개 경합주 중 미시간·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 주에서 남녀 간 사전투표율 격차는 10%포인트 이상이었다. 나머지 3개 경합주인 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의 성별 투표율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특히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2020년 대선 때 투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사전투표에 참여한 이들 중 민주당원인 여성 유권자가 3분의 1에 달했다. 30살 이하의 흑인 및 라틴계 여성들도 같은 범주의 남성들보다 더 높은 비율로 사전투표에 참여했으며 그 격차는 2020년 때보다 컸다. 통상 투표 참여도가 낮은 이런 이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새로운 지지자 동원에 성공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민주당은 고무됐다. 공화당원들이 지난 선거와 비교해 대거 사전투표에 나섰기 때문에 성별 투표율이 비슷할 거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략가 톰 보니어는 폴리티코에 “일부 주에선 여성 투표율이 (같은 시점의) 2020년 사전투표율을 넘어서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사전투표율이 기록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교외 거주+비대학+백인 여성’에게 집중한 막바지 선거운동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공화당 쪽은 급증한 공화당원들의 사전투표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는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화당원들의 사전투표율 증가를 근거로 트럼프가 “압도적인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해리스는 심지어 버지니아 주에서도 패배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실제 펜실베이니아의 사전투표자 중 공화당 등록 유권자 비율은 약 32%로 4년전 21%보다 늘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공화당 유권자가 사전 투표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4년 전 같은 시점에 비해 거의 4%포인트 는 수치다. 애리조나에서도 4년 전보다 5%포인트 증가한 42%를 차지했다. 네바다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공화당원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민주당은 ‘어차피 투표할 이들이 빨리 나선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2020년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사전투표를 만류했지만, 올해엔 독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쪽이 기대를 걸고 있는 통상 투표율이 낮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지지 남성들’의 투표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전투표 데이터를 토대로 승패를 예측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마이클 맥도널드 교수는 폴리티코에 “여성 유권자 증가가 민주당에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 여성 유권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선거혁신연구센터를 운영하는 데이비드 베커는 시엔엔(CNN)에 “사전투표 데이터를 토대로 어느 쪽이 앞서고 있다는 주장은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이들이 어차피 선거 당일 투표했을 사람들인지, 새로운 유권자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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