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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집에 그늘질라"…50년 된 여의도 재건축 이번엔 '일조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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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여의도 대교아파트 벽면에 주요 시공사들의 조합설립 축하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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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교아파트가 이번에 '일조권' 다툼에 발목을 잡혔다. 삼부·장미아파트 등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대교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에 대해 일조권 침해 공청회를 요구하면서다.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일조권 침해에 대한 보상안 계획을 마련해 이후 정비사업 일정 차질을 줄일 계획이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서울 영등포 50플러스 센터에서 '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진행했다. 해당 공청회는 사업장 인근 장미·삼부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일조권 침해와 관련 집단 민원을 제기하면서 마련됐다.

이번 공청회는 민원인들의 불참으로 쌍방 토론이 아닌 계획 발표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교아파트 조합 측은 "원래 공청회는 사업자, 민원인 양측 토론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민원인 170여명 중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다"며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기존에 접수된 주요 민원에 대한 검토 내용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에 대해 인근 단지 주민들은 일조권 침해 문제가 생긴다며 관련 공청회를 요구했다.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규정에 따라 30명 이상의 주민이 공청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면 공청회를 의무적으로 열어야 한다. 민원인들은 대교아파트 인근 단지인 여의도 삼부·장미 아파트 단지 주민 등으로 알려졌다.


대교아파트 조합 "일조권 피해 보상안 수립 계획"…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계획

대교아파트 조합은 △환경영향 △건축 △교육평가 총 3개 분야별로 일조권 피해 여부와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인근 주거지 영향과 관련해서는 3개의 동 배치계획을 수립하고, 이 중 가장 일조 침해가 적은 배치계획을 선정하기로 했다.

현재 계획안에 따르면 대교아파트가 재건축됐을 때 그늘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는 149개 지점 중 '영구 음영'이 발생하는 지점은 없다고 조합 측은 설명했다. 일부 피해가 예상되는 가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합 측은 "일부 시간대에 일조 피해가 예상되는 인근 아파트 가구에 대해서는 골조공사 완료 시점에 감정평가 등을 통해 보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근 여의도 고등학교 등 학교 일조에 대해서는 앞서 학교 주변의 자연환경 및 현 건축물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분석을 진행, 관련 교육환경평가서를 제출한 상태다. 조합은 이어 해당 학교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대교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최고 높이를 하향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건축법 시행령 제86조에 따른 일조 확보를 위한 높이 제한은 전용·일반주거지역에 설정되는 정북 방향에 대한 이격 거리로, 준주거지역인 대교아파트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번 공청회 개최로 환경영향평가보고서 본안 접수 시점이 미뤄졌다.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정도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조합은 일정 차질을 줄이기 위해 연내 통합심의 접수 후 내년 1분기 중 심의를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 하반기 중 사업시행인가 및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추진한다는 목표다.

정희선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대교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 1호 사업장이자 여의도 조합방식 재건축 선도단지"라며 "현재 진행 사항은 설계 초안 단계로 앞으로 통합심의, 사업시행인가 등의 단계 과정에서 최적의 배치계획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1975년 준공된 대교아파트는 여의도 1호 신속통합기획 사업장으로 조합설립 추진·인가부터 연이은 후속 절차까지 막힘없이 진행해왔다. 현재 지상 최고 12층, 576가구에서 재건축 후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922가구로 탈바꿈한다. 용도지역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된다. 용적률은 최대 469% 선이다. 데이케어센터 등 재가노인복지시설 설치를 수용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도 홍보전을 펼치며 수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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