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1등석을 타고 도심 곳곳을 누비는 기분"
최근 부분변경을 마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을 타고 서울~경기 도심 40km 구간을 달렸다. 전기차의 승차감은 테슬라의 '모델Y'를 통해 익숙했던 터라 기본적으로 "거칠다"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모델Y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멀미를 심하게 한 뒤에는 그 편견이 더 강해졌다. 그렇기에 1억원대가 넘는 G80과 전기차라는 카테고리가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타보니 '역시는 역시'다. 현대차가 3년만에 "이를 갈고 출시했다"는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은 "왜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했다. 뒷좌석에 동승한 부모님은 이 차를 "'어디를' 가는지 보다 '어떻게' 가는지가 더 중요한 이들에게 딱 맞는 차"라고 소개했다. '이동의 품격'을 완벽하게 업그레이드한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함께 만나보자.
◆외장, 내장 다 잡았다...중후한 섹시美 G80
제네시스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한층 강조한 그레이 외장의 G80은 주차장에서부터 압도적인 비주얼을 뽐냈다. 전면부에는 지-매트릭스(G-Matrix) 패턴을 그라데이션 형태로 입힌 크레스트 그릴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의 헤드램프는 MLA 기술이 적용돼 광량이 훨씬 풍부해졌다. 측면 하단부에서 후면 범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디자인도 기존 차량보다 훨씬 간결해졌는데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운전석에 올라타자 밝은 베이지색 톤의 시트가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다이아몬드 퀄팅이 들어간 이 푹신한 시트는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해 운전자를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느낌이다. 차량 중앙에는 27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클러스터·내비게이션 통합 디스플레이가 위치했다. 제네시스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조작이 간편하며,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부드러운 터치감이 특징이다. 우드 무늬를 살린 콘솔박스는 수입 가구브랜드와 견줘도 손색 없는 디자인으로 차가 아닌 거실에 앉은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에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차체 발포폼 확대, 흡차음재 확대 등 다양한 소음차단 기술력이 사용됐다. 그래서 고속도로 시속 110km이상 구간에서도 세상과 단절되는 듯한 고요함과 정숙성이 느껴졌다. 차량 안에는 17개 스피커의 뱅앤올룹슨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음향 시스템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오케스트라 음악을 틀어봤는데 소음 차단 기술과 섬세한 사운드가 어우러져 마치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스피커 커버 역시 리얼 알루미늄으로 마감해 마치 완벽하게 세팅된 거실 인테리어를 보는 것 같았다.
◆두 다리 뻗고 이동...1%를 위한 '오너 공간의 품격'
차량의 하이라트는 2열 공간이다. 'VIP 오너의 공간'이라는 콘셉트 답게 뒷좌석은 거주성과 편의성이 극대화됐다. 우선 고급스러운 퀄팅 가죽 시트에 열선과 통풍, 리클라이닝, 모션시트 등의 기능을 갖춘 전동시트가 눈에 띄었다. 키 175cm 남성이 리클라이너를 작동해 다리를 쭉 펴도 남을 만큼 뒷좌석 공간이 충분했으며, 안마기능도 있어 중간중간 몸을 푸는 것도 가능했다. 실제 제네시스는 이번 모델에서 축간거리(휠베이스)를 기존 대비 130㎜ 늘려 뒷좌석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전동식 도어커튼과 버튼으로 문을 여닫는 클로즈 시스템도 갖춰져 차량의 거의 모든 조작을 전동화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뒷좌석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갖춰져 장기간 이동해야 하는 아이들이나 뒷좌석에서 업무를 처리할 일이 많은 오너라면 시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리적인 공간과 감성적인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 제네시스가 얼마나 세밀하게 신경썼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전비와 성능도 뛰어나다. 이 차량의 합산 출력은 272㎾, 합산 토크 700Nm 수준으로 듀얼 모터를 탑재해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5.1초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존 대비 용량이 7.3㎾h 증대된 94.5㎾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475㎞로 늘었다.
단점을 꼽자면 가격이다. 부분변경된 G80 전동화 모델의 판매 가격은 기본 8919만원으로, 실제 시승한 차량의 옵션인 파풀러 패키지, 후륜 조향 시스템, 컨비니언스 패키지,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포함하면 1억원을 넘는다. 다만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및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시 실구매가격은 9970만원 선이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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