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15구역, 내달 이사해임 위한 임시총회 개회…"책임준공 확약 두고 이견"
"책임준공 완화 시 조합부담 증대…면책범위 확대 조속히 도입해야"
최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책임준공 확약 등 시공사 선정방식을 둘러싼 마찰이 최근 조합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다음 달 임시 총회를 열어 이사회 내 일부 이사 해임에 대한 안건을 결의할 방침이다.
이번 임시 총회 개최는 시공사 선정방식을 둘러싸고 조합과 이사회 일부가 이견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조합 이사회는 지난 8월 책임준공 확약을 조건으로 시공사 선정계획안을 가결했지만, 이후 긴급 이사회에서 책임준공 확약이 아닌 책임시공으로도 선정이 가능하도록 관련 지침을 완화한 바 있다. 일부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한 시공사 선정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나온 것이 발단이 됐다.
결국 대의원회에서 책임시공으로 완화한 시공사 선정계획안이 부결되면서 시공사 선정은 내년으로 미뤄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조합은 책임준공 확약 안건을 다시 상정하기 전에 이사 4인에 대한 해임안을 조합장 직권으로 총회에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준공 확약은 시공사가 공사 중단 등으로 예정 준공일까지 준공을 마치지 못할 경우, 이로 인한 공사비 추가 증액분과 금융비용 등을 책임지도록 하는 약정이다. 일반적으로 조합이 금융기관에 대해 부담하는 피담보채무 등도 시공사가 조건 없이 인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책임시공 방식의 경우 향후 조합 측이 증가된 금융비용을 모두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둔촌주공 사례처럼 공사비 인상 등으로 공사 시간이 연장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사업장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책임준공 확약을 입찰 조건에 포함하는 발주처가 증가하고 있다. 조합으로서는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공사 중단 등 사업 차질에 대한 방어 수단 성격이지만, 시공사들 입장에서는 사업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책임준공 확약을 조건으로 내건 사업장에 대해서는 입찰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하거나 사업에서 발을 빼는 사례도 있다. 이로 인해 조합 내부에서도 사업 방식을 두고 갈등이 표출되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멈춰서는 사업장들이 이어지다 보니 일부 조합에서 책임준공 확약을 내거는 경우가 있지만 신용등급이 높은 건설사들의 경우 책임준공 확약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면서 “조합도 대형 건설사들이 만족할 입찰 조건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아니면 금융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두고 이견이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향후 공사비 인상으로 이런 내홍이 정비사업장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가 책임준공 면책 범위 확대 도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변동이 잦아지면서 조합 입장에서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책임준공 확약이지만, 그만큼 건설사에는 부당특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공사에 대한 책임준공 면책 범위를 넓히거나 책임준공에 준하는 안전장치를 조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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