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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북한군, 이미 우크라 진입”···‘레드라인’ 넘나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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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 인용해 보도

사실상 전선 투입? 미국은 ‘신중’ 태도

한미SCM·유엔 안보리, 대응 문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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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구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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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내로 진입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국제사회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군의 전선 투입 동향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은 사실상 전선 투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방 국가 등의 대응이 긴박해지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르스크 지나 우크라까지? 급변하는 전선…교전·전사설도


29일(현지시간) CNN은 2명의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진입했다”며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면 침투 병력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군 상당수는 이미 작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앞서 약 1만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는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확인했는데, ‘우크라이나 내 진입’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소식이다. 미국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다만 파병 사실을 확인하기까지에도 한국·우크라이나 등의 발표와 시차가 있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고위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북한군 약 3000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곳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전날 현지 매체 LRT에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10월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며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북한군, 우크라 진입 시 타격 대상”…중국에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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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볼티모어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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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은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며 경계해온 만큼,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제사회 긴장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에 반격해야 하는지를 묻자 “그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간다면 그렇다”고 말해 북한군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강조하는 동시에, 파병된 북한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중국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날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북한 압박에 나서달라’고 설득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중국에 확실하게 전달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불안한 행위에 대해 인접국인 중국도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북한군 파병 문제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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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의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제126영토방위여단 신병들이 군사 훈련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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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시시각각 변하는 북한군 파병 동향을 주시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30일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도 북한군 파병 대응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안보리는 같은 날 긴급회의를 연다. 밀러 대변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대북 제재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도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둘 다에 제재를 부과할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일축한 바 있다.

“북한군, 전쟁 흐름은 못 바꿔도 러시아 영향력 키울 것”


사실상 전선 투입이 시작됐거나 임박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북한군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은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군에 대항하는 보병으로 배치될 가능성을 점쳤으나, 전투 능력을 두고는 관측이 엇갈린다. 언어 장벽이 당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예상부터 최전선 배치 병력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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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친 우크라이나 단체의 텔레그램 채널 ‘exilenova_plus’에 올라온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한 병사가 한글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종이에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등 문장이 담겼다. 영상을 촬영 중인 남성이 “공부가 잘 되어가냐”고 묻자 이 병사는 “젠장, 빌어먹을!”이라고 욕설로 답했다. 텔레그램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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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준과 무관하게 갈수록 국제사회에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와 북한을 위한 ‘정치적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 길버트 로즈먼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긴밀해질수록 러시아는 미국의 동맹국과 중국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것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한 외교관은 “북한군을 매우 복잡한 (러시아) 전쟁 기계에 통합시키기는 쉽지 않지만, 그들의 존재를 이용해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국을 두렵게 하는 일은 매우 간단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 자체를 바꾸진 못하더라도, 러시아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파괴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미국에 역설하려는 시도로서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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