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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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KT가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지만,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 데다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30일 KT새노조(제2노조)에 따르면 신설 자회사인 KT OSP와 KT P&M으로 이동하겠다고 신청한 인원은 각각 1124명, 184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KT가 인력 재배치 계획 초안에서 밝힌 두 자회사 인력 규모가 각각 3400명, 380명이었는데 3분의 1 수준인 1300여명에 그친 것이다. 사측은 자회사 전출자 모집 기간을 특별희망퇴직 마감일인 다음달 4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난 17일 KT 노사는 AI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인력 구조 혁신 등을 이유로 자회사에 통신 네트워크 관리 업무를 이관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러한 사업·인력 재편은 김영섭 KT 대표의 AICT(AI+ICT) 전략과도 닿아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클라우드 분야에서 2조4000억원 규모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등 조 단위 투자에 나선 상황에서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SK텔레콤·LG유플러스에 비해 1만명 안팎의 많은 인력을 줄인다는 명분이 있지만, 국가 주요 통신망을 운영하는 KT의 통신 인프라 관리 역량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측에 비판적인 KT새노조는 자회사 분사가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와 같은 통신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반대로 KT클라우드는 다음달 대규모 경력직 공개 채용을 이날 예고했다. 2022년 KT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KT클라우드로 이직한 KT 직원들이 연말 복귀 옵션을 통해 돌아가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회사 측은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 인력 충원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MS와의 제휴를 계기로 기존 KT클라우드 사업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KT 측은 “KT클라우드는 기존 클라우드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MS의 서비스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된다”며 “MS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KT는 공중전화 사업을 맡던 KT링커스를 또 다른 자회사 KT서비스남부로 흡수시키는 절차에도 착수했다. 일련의 조직 개편이 마무리된 후 실시될 연말 정기 임원 인사는 대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 관계자는 “인력 구조 혁신은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현장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혁신을 통해 갖춘 역량의 결실이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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