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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에르토리코 위해 나보다 많은 일 한 대통령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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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드렉셀 힐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연설을 하다 미소 짓고 있다. 드렉셀 힐/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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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11월5일) 일주일 앞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연설에서 등장한 ‘푸에르토리코 비하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트럼프는 “나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을 비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실언을 해 역풍의 빌미를 제공했다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드렉셀 힐에서 열린 은퇴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 만남에서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7년 가을 허리케인 ‘마리아’로 막대한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를 지원한 것을 언급하며 “제가 모두의 반대에도 병원선을 갖고 가서 많은 사람을 돌본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닥친 최악의 피해에도 늑장 대응했다 질타를 받은 그가 뒤늦게 해군 병원선(USNS-COMFORT)을 배치했던 일화를 이렇게 포장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문제의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가 “사랑의 축제”였다며 자신에게 공세를 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그의 메시지는 증오와 분열의 메시지였지만 내 메시지는 경제를 살리고 국경을 지키며 가장 위대하고 넓은 연합을 만드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독재자이자 파시스트적 인물이라고 공격하는 해리스에게 “(자신의) 성과가 끔찍하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지난 27일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캠프 집회에 참석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푸에르토리코를 “떠 있는 쓰레기 섬”이라고 언급하며 불법 이민자들을 겨눈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쪽은 후보자 의견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고, 트럼프가 직접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누군가 그를 (무대에) 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898년 미국령에 편입된 푸에르토리코 주민 320만명에게는 대통령 선거 투표권이 없다. 다만 푸에르토리코계가 45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표심 향방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경합주에 거주하는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해당 유세가 선거에 혼란을 초래하고, 부담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푸에르토리코 최대 신문인 엘 누에보 디아는 이날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편집인인 마리아 루이사 페레 랑겔은 트럼프를 “비겁”하고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이라고 칭하면서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고귀하고 평화로운 국민이며, 그들의 섬을 깊이 사랑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 임기 때 그가 푸에르토리코를 어떻게 대했는지가 재소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2017년 마리아 피해 수습 과정에서 수십억달러의 원조금을 보내자는 의회 결정을 뭉갰고, 복구가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처분’이나 ‘매각’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 했었던 일화들이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담당 부처의 이견으로 주택도시개발부 고위 관리가 사직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29일 “트럼프 유세에서 한 연사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했는데,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모두 선량하고 존경할만한 사람들”이라며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의 지지자들”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부대변인인 앤드루 베이츠는 해당 발언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당시의 혐오 발언을 ‘쓰레기’라고 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소셜 미디어에 “내가 언급한 것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유세에서 내뱉은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혐오 발언“이라며 “그 이외에는 다른 단어를 생각해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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