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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윤석열, 러-우 전쟁에 연일 전의 불태우는데…정작 당사국은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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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군의 러시아 진입에 대해 연일 "좌시하지 않겠다"며 긴장을 높이는 가운데, 정작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시설 타격 중단을 위한 예비회담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각자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타격을 중단하기 위한 예비 회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를 포함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 8월 러시아 쿠르스크를 침범하면서 무산됐던 카타르의 중재안에 대해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협상은 지난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긴장 완화를 위한 가장 큰 전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스위스에서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했지만 러시아가 초청받지 못한 후 카타르가 협상을 중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8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는 당국자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대면 회의를 계획하기 시작하자마자 철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논평을 거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실 역시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정보 기관 합의의 일환으로 최근 몇 주 동안 이미 서로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빈도를 줄이고 있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에너지 시설 보호를 위한 협상으로 러시아가 더 큰 범위의 평화회담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혀 협상으로 가는 분위기도 일정 부분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전력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에너지 발전 시설의 거의 절반이 훼손되는 심각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며 "우크라이나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핵발전소와 유럽의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과거 에너지 시설 타격과 관련한 일정한 합의를 마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전력망과 러시아의 정유 시설에 대해 공격하지 않는 것이 상호 이익이라는 점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관리 4명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지난해 가을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암묵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며 "그 결과 그해 겨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자제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 2명과 상황을 잘 아는 워싱턴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이들은 이 합의가 공식적인 협상으로 향하는 길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2023년 반격에 실패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2월과 3월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무인기 공격을 재개했다"며 "상황에 정통한 이들은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중단하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강행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는 '암묵적 합의'가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40km 떨어진 트리필스카 화력 발전소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전소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여 완전히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올해 초부터 러시아의 32개 주요 정유 시설 중 최소 9곳이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독일 싱크탱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세르게이 바쿨렌코 선임연구원은 5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절정에 달했을 때 러시아 정제 능력의 17%가 영향을 받았지만 이후 대부분이 복구되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정제유 제품 수출이 적고 정제능력은 연료 소비량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으로 오히려 우크라이나 대부분에 일시적인 전력 공급 장애가 오기도 했다. 신문은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했던 발전 용량의 절반인 9GW(기가와트)의 전력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완전히 복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력난 속에 양측이 에너지 시설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지만, 실제 합의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신문은 "회담에 대해 전한 크렘린궁 출신의 한 전직 고위 관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축출하기 전까지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우크라이나의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의 정유 시설을 포함한 공격 계획을 계속 유지하면서 러시아에 협상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 측도 여전히 에너지 시설 공격 의지가 있음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한 외교관은 신문에 "지금 (러시아와) 잠재적으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한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른 상황"이라며 "현재는 에너지 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에너지 시설과 관련한 협의가 휴전 협상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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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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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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