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한용호 공정거래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이 제일건설㈜의 부당지원행위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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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시공 사업 일감을 몰아준 제일건설에 97억원 가량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총수 일가 소유의 계열회사인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에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한 제일건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96억89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아파트 브랜드 ‘풍경채’를 보유한 제일건설은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시행사업)과 건설(시공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제일건설은 그룹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필요한 신용등급과 시공 능력을 갖춘 유일한 건설사로, 그룹 차원에서 확보한 공공택지 개발사업의 시공사업을 사실상 독점했다.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거나 소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시공권을 확보한 공공택지 개발사업 7건에서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을 공동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6년 8월부터 1순위 청약 자격을 ‘최근 3년간 300세대 이상의 주택건설 실적’으로 강화하자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이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것이다.
제이제이건설은 제일건설의 최대 주주인 유재훈과 그의 배우자 박현해 등 총수 일가가 지분 100% 보유한 회사다.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부터 제이제이건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들 회사는 제일건설과 공동도급 전에는 아파트 건설 실적이 거의 없었다. 특히, 제이제이건설의 경우에는 첫 번째 공동도급계약 체결 8개월 전에 토목건축 공사면허를 취득한 상황이었다.
계열사 지원을 바탕으로 제이제이건설은 1574억원의 시공 매출과 138억원 시공이익을, 제이아이건설은 848억원의 시공 매출과 107억원의 시공 이익을 얻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제이제이건설은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뛰었다. 이에 이들 회사는 공공택지 1순위 청약자격 요건인 3년간 300세대 주택건설 실적을 손쉽게 충족시킬 수 있었고, 실제로 각각 공공택지 추첨에 당첨됐다.
한용호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주거용 건물 건설업 시장에서 건설사의 경쟁상 지위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반칙 행위가 근절되고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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