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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국과수, 형제자매 유전자로 실종아동 찾는다…심리부검 의뢰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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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응수 국과수 법과학부 유전자과 과장이 지난 29일 유전자 분석을 통한 신원확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국과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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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를 고도화해 형제·자매·남매(2촌)의 유전자(DNA) 데이터를 실종아동 찾기에 활용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국과수는 ‘실종아동법’에 따라 2004년부터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를 운영 중이나, 1촌 직계(부모·자식) 간 친자확인만 가능했다. 25년간 딸 송혜희씨를 찾다 교통사고로 숨진 부친 송길영씨처럼 실종아동 부모가 고령이나 사고로 사망할 때를 대비해 2촌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국과수는 1촌뿐만 아니라 2촌 간 분석이 가능하도록 DNA 데이터베이스 고도화에 나섰다. 부모·자식, 친형제·이복형제 등 모든 관계에 따라 각각 다른 유전적 확률을 계산하고, 여기에 DNA 정보를 적용해 2촌 관계 검색에 활용했다. 염기서열 중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단일염기다형성(SNP) 분석 등 신원 확인을 위한 다양한 DNA 분석기법을 개발했다.

이후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된 2촌 가족군 대상으로 실종아동군과 검색한 결과, 총 14건의 혈연관계를 확인했다. 경찰에서 이 중 7명에 대한 구체적인 가족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김응수 국과수 법과학부 유전자과 과장은 “(사망 후라도 실종아동의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 불상 변사자 검색시스템과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할 수 있게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부모·조손 등 3촌 이상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DNA 분석 방법 또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과수는 2017년 도입된 법 심리부검 감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심리부검은 자살로 사망한 대상자(혹은 자살이 의심되는 대상자)의 자살 원인 및 자살에 이르게 되는 심리적 과정을 추론하는 감정이다.

군 내 자살사건과 수사기관이 인지한 자살 사건에 대해 감정을 실시하는데 2022년 이예림 중사 사건이나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건 등에 대해 심리부검을 통해 자살의 원인을 규명, 사건 해결에 기여했다.

홍현기 국과수 법의검사과 감정관은 “심리부검 의뢰가 2022년 11건에서 2023년 38건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홍보를 확대해 심리부검 또한 의뢰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과수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이스피싱 음성 분석 모델’도 현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과수는 2016년 금융감독원의 업무협약을 맺고, 보이스피싱 피해신고 자료 중 범죄자의 음성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고,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반의 보이스피싱 음성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 지난해 10월 경기남부경찰청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51명을 검거하는 데 이 모델을 활용했다.

보이스피싱 음성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한 데이터를 통신사에 제공해 보이스피싱 탐지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오는 11월 KT, 12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SK텔레콤까지 국과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전화 통화 중 음성 데이터를 텍스트로 바꾸면서, 기존 데이터와 비교해 보이스피싱 위험성이 높으면 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국과수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딥페이크 영상과 오디오 탐지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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