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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의 'UNRWA 금지법'은 가자구호에 핵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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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와 서안, 법의 '이스라엘 영토' 해당안돼 주장도

뉴시스

[AP/뉴시스] 가자 내 국제구호 배급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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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스라엘 국회(크네셋)가 28일 밤 압도적 표차로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처(UNRWA, 언라)의 이스라엘 영토 내 활동을 금지시키는 법을 통과시켰다.

220만 가자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철저한 봉쇄 속에 굶어죽지 않고 연명하는 데 언라의 절대적 도움을 받았다.

언라 활동금지 법은 90일, 3개월 간의 유예 기간이 있다. 이 기간 동안 영구 휴전이 이뤄지거나 다른 국제 구호기관이 언라를 효과적으로 대체하는 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 진짜 아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 초기 가자 사면 완전봉쇄로 외부물자 진입을 차단하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에 남단 라파 통행문의 구호 트럭 진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전쟁 전 하루 500대 가량 들어오던 구호트럭은 최대 150대 들어오는 데 그쳤다.

더구나 110만 명 주민에게 철수령이 내려졌던 가자 시티 등 가자 북부에 남아있던 30만 명은 이스라엘 군이 하마스 색출 작전으로 국제 구호트럭의 진입을 거부하고 구호에 철저한 비협조로 나가면서 굶주림 위기가 몇 배 심했다.

최근 이스라엘 군이 또 북부를 4주 째 다시 집중공격하고 구호 진입을 완전 봉쇄하자 이스라엘이 '주민들을 굶어죽이는' 작전을 펴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220만 가자 주민 중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은 가자 보건부 집계 4만3000명과 1만 명 추정의 시신 방치 사망자를 합하면 최소한 5만 명에 달한다. 이 중에 굶어죽은 사람은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언라 등 유엔 여러 기관은 지난 가자 전쟁 1년 동안 가자에 금방이라고 아사자가 수십 명 씩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과장이었는지 아니면 이 같은 경고가 주효해서인지 가자에 아사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언라 활동 금지법이 통과된 뒤 이스라엘의 이 '유례없는' 조치에 가자의 인도주의 위기 상황이 진짜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유엔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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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지난 5월 사진으로 가자 중부 누제이랏 난민캠프 내 팔 난민구호저 운영 학교가 이스라엘 공습에 파괴된 후 구호처 언라 요원이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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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된 법에 3개월 유예 기간이 있고 언라의 활동금지 지역이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이스라엘 영토'로 되어 있어 가자 상황에 일말의 틈이 있어 보인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서안 지구 그리고 봉쇄 및 침입 중인 가자 지구가 이 금지법 상의 '이스라엘 영토'에 해당하는지 해석이 갈라진다.

가자가 이스라엘 영토가 아니라하더라도 휴전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3개월 뒤 언라는 가자에서 불법 조직이 되어 구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거기다 국제 구호 트럭이 가자로 들어오던 남단 라파 봉쇄선 상의 라파 통행문은 5월 초 이후 폐쇄되어 있다.

이스라엘 군이 라파로 지상전을 펼치며 통행로 가자 쪽 단지를 점거하자 봉쇄선 관할의 이집트가 항의하며 문을 닫고 철수해버린 것이다.

만약 3개월 안에 이 문이 열리지 않으면 이후 언라 요원들은 이스라엘로부터 가자 출입을 허가받지 못하게 된다. 가자에서 언라 외에 여러 국제 구호기관들이 일하고 있지만 유엔이 지적하듯 언라의 가자 구호 역할은 '대체 불가'의 절대급이었다.

이스라엘 건국 1년 후인 1949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출범시킨 언라는 중동 지역 내의 팔레스타인 난민 600여 만 명을 돕고 있다. 구호 취지에 맞게 3만 명의 직원 대부분이 스스로가 팔 난민이며 가자에는 전쟁 전 1만2000명이 교사 등으로 일하고 있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언라 요원들은 모두 구호 활동에 투입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220여 명이 사망했다. 올 1월 이스라엘은 언라 요원 19명이 10월7일의 하마스 기입침입 때 하마스 조직원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자체 조사를 통해 8월까지 9명을 해고했으나 이스라엘은 관련 증거를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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