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악수가 된 이시바의 '승부수'…최단기 총리 오명 피할 수 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참패했다.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해 조기 총선을 강행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승부수가 여론의 심판에 가로막히면서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존립을 우려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머니투데이

(도쿄 AFP=뉴스1) 권진영 기자 =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침통한 표정으로 제50회 중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언론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0.27/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아사히신문·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총 의석수 465석) 선거에서 현 집권당인 자민당은 19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확보한 24석을 합쳐도 총 215석으로 중의원 최소 과반인 233석에 18석 부족하다.

자민당의 의석수는 입헌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겼던 2009년 총선 이래 최저 수준이다.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을 집중 공격해온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종전 98석에서 148석으로 약진했다. 이번 선거는 장기간 지속된 자민당의 독주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 참패로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최단기 총리(현 기록 1945년 54일)로 사퇴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의 조기총선 승부수가 국민들의 실망으로 이어진 이유로는 당 쇄신 모습을 충분히 보이지 않은 채 취임 8일 만에 중의원을 해산한 점, 당을 위기로 몰아놓은 비자금 스캔들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 얽힌 85명 의원 중 12명만 공천에서 제외한 점, 특히 비자금 스캔들로 인해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가 대표로 있는 지부에 자민당이 정당보조금 2000만엔(약 1억8000만원)을 지원한 점 등이 꼽힌다. 또 유권자 40%는 60세 이상인데 최근 수년간 물가가 올라가며 고정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층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황도 자민당에는 악재였다.

머니투데이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그래픽=최헌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익성향의 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등과 적극적인 연정으로 의회 과반 의석을 지켜내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연립정부를 구상하지 않고 있다는 이시바 총리의 입장 표명도 논란이다. 이시바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매우 엄격한 심판을 받은 만큼 반성하고 다시 태어나겠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연립정부는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파를 초월한 추가경정 등 경제대책 실시, 여야를 넘어 다른 정당 정책 적극 도입 등 대책을 내놨지만 위기를 타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조기 중의원 해산에 따른 총선 이후 1개월 이내에 특별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현재 이시바 내각은 총 사직하고 새로 당선된 의원들이 특별국회에서 차기 총리를 다시 선출한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정권 교체 의지를 내보인다. 다만 현재 야당들은 성향이 달라 정권을 교체하기가 쉽지는 않다. 연립여당이 무너지면 총리 지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일본 정치는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고 재임에 성공해 2차 내각이 발족되더라도 '식물내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내 '이시바 흔들기'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