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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11월 상장 흑백요리사 후광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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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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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가 오는 11월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한창 진행 중이다. 신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업공개는 구주매출이 없는 구조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공적인 상장이 이루어질 경우, 조달자금은 690억원에서 840억원이 모일 예정이다. 상장 후에는 조달자금을 통해 신규 브랜드 개발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다각화 및 세계 시장 진출을 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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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과 홍콩반점 등 25개 브랜드를 통해 약 2900개 점포를 운영하며,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4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지난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한 차례 보류했다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다시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한다.

회사는 몇 년간 긍정적인 외형성장을 기록하며 성장해 왔지만, 약 85%의 매출이 가맹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어 프랜차이즈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상장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강조하고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흑백요리사로 더 명성을 얻은 백종원 대표는 모든 IR 행사를 진두지휘하며 대중적 인지도와 신뢰도를 활용하여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6개월 후 백종원 주식 절반 보호예수 풀려
더본코리아가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백종원 대표가 보유 주식 879만여 주 중 615만여 주(상장 후 42.6%)를 2년 6개월간 의무 보유하기로 한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대 주주에 대한 편중된 지분구조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외 구주매출 없이 300만 주를 신주로 발행해 공모를 진행한다는 점도 더본코리아의 상장 성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공모를 진행하며 일부 주주들이 구주매출을 통해 퇴장하는 사례도 많지만, 이번 공모에는 없다. 총 300만 주 가운데 240만 주는 일반 투자자에게, 60만 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다. 전체 공모자금은 브랜드 강화와 신규상품 개발, 인수·합병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그러나 상장 후 유통물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백 대표는 보유 주식 중 264만여 주(18.2%)를 6개월간 별도로 보관하며, 그 이후에는 시장에서 매각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상장 6개월 후에는 전체 발행주식의 53.3%가 유동 물량으로 풀리는 셈이다.

현재 더본코리아의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상장 직후 284만여 주(19.67%)로 추산되며,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공모주 물량과 소액투자자 주식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또한, 주식매수선택권 물량 약 105만 주도 향후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신주가 발행되면 주가 희석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장 초기 유통물량이 30~40% 수준인 점을 생각하면 더본코리아는 20% 미만으로 물량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과 빽다방 의존도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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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다방 신논현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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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의 상장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이슈가 전망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주요 문제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사례를 통해 확인됐다. 이러한 갈등은 기업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과 홍콩반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존재한다. 빽다방은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홍콩반점은 12%를 기록하고 있다. 저가 커피 시장의 경쟁 심화로 빽다방의 성장이 둔화할 경우,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도 홍콩반점의 가맹점 관리 문제로 백종원 대표가 직접 나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영향력 또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의 유명세는 더본코리아 브랜드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나,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장기적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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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경우 워낙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 후광을 받는 기업으로 대표가 개인적으로 논란에 휘말릴 경우, 평판에 타격을 주고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상장 이후 가맹점주와의 갈등에서도 백 대표의 해명이나 사건 흐름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과 백종원 대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브랜드 확장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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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군 급식 시장 진출 여부 주목
더본코리아는 군 급식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올해 초 국방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더본코리아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군 급식에 적합한 조리기구와 조리법 개발을 목표로 하며, 내년 1월까지 사업모델을 도출할 예정이다. 시범부대는 7포병여단 758대대가 지정됐다.

더본코리아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군 급식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가맹사업의 기술을 군 급식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취사병들에게 일관된 조리 지침을 제공하고, 조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푸드테크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해 주방 자동화 로봇 기업을 인수하며 자동화 솔루션을 가맹점에 도입하고 있다.

연간 1조 2000억원 규모의 군 급식 시장은 더본코리아의 사업다각화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지만,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하다. 풀무원푸드앤컬처, 동원홈푸드, 아워홈 등 여러 대기업이 군 급식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군 급식은 하루 세끼 안정적인 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측 가능성이 커,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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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본코리아가 군 급식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군 급식의 다양한 메뉴 제공 필요성과 기존 대기업들의 기술을 고려할 때, 더본코리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상장과 함께 군 급식 시장에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요식업계 한 관계자는 “군 급식은 재료 수급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선보여야 하므로 프랜차이즈와 일부 성격이 다르다”라며 “조리법이 매뉴얼화된 소수의 메뉴를 반복 제공하는 것과 달리 다양한 메뉴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기존 대기업들이 기술을 쌓아가는 상황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높이려면 더본코리아만의 차별화된 역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저평가 극복과 해외시장 진출
더본코리아가 상장 진행 과정에서 이전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장 실패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더본코리아 이전까지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와 커피빈, 카페베네, 이디야커피 등 커피전문점, 본아이에프(본죽 운영)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유행 민감성, 가맹점 관리 등에 성장성·영속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 주요한 이유였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가맹점에 음식 재료 등의 물품을 공급하고 그 대가와 충성심을 중심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큰 폭의 수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맹점주나 소비자 반발로 납품 단가를 크게 올리기도 쉽지 않아 실적 개선 여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가맹점 위험이 상장 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브랜드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상장에 성공한 프랜차이즈 기업은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 대산F&B(미스터피자), 디딤E&F(연안식당·마포갈매기), 맘스터치앤컴퍼니(맘스터치) 등이 있다. 교촌에프앤비 외에는 모두 스팩합병 등의 우회상장 방식을 택했고 대산F&B·디딤E&F는 오너 리스크·경영난 등의 이유로 거래 정지, 맘스터치는 2022년 자진 상장폐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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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개 우회상장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는 여타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직상장을 선택한 만큼 장애물도 많았다”라고 평가하며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많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상 공모 성공까지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상장 후 더본코리아는 해외시장 개발과 기존 진출 국가의 가맹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14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해외지역 매출은 4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9%에 불과하다. 조달자금을 통해 더본코리아는 기존 개별프랜차이즈 형태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로의 전환을 통해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현지 파트너에게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부여하여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다.

더본코리아는 “해외 진출은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로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라며 “가맹사업의 해외 진출을 가속할 뿐만 아니라 유통사업에서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 B2B 유통시장 진출, 온라인 자사 몰 등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0호 (2024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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