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은 취득세, 보유세 부담이 여전히 높다보니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자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출한도가 줄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도 부동산 매수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1주택자들의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도 한풀 꺾여 거래시장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법원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생애 첫 부동산 매수건수가 3만8441건으로 전달 4만1360건 대비 7.0%(2919건) 감소했다.
지난달 생애 첫 부동산 매수건수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 3만9735건에서 다음달 4만5848건으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4만건대를 유지하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부동산 매수건수가 3만건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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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집값 반등세가 가장 강했던 서울과 경기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서울은 지난달 생애 첫 부동산 매수건수가 5368건으로 전달 5417건 대비 1% 정도 감소했다. 경기도는 1만2821건에서 1만1736건으로 8.5% 급감했다.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이 1315건에서 796건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분양 적체가 심한 대구는 2702건에서 2149건으로, 광주는 940건에서 638건으로 각각 줄었다.
생애 첫 부동산 매수건수가 감소한 것은 정부의 대출규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등이 시행되면서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한 금융권 대출이 녹록지 않다. 스트레스 DSR는 금리 변동성을 고려해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얹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규제다. 기존 대출이 없는 연봉 1억원인 A씨가 3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최대 5억68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1단계에서 4.97%의 금리로 40년짜리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6억9400만원까지 가능했다.
정부가 대출규제의 강도를 높이면서 정책대출도 축소됐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에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대출'에 적용되는 LTV(담보인정비율)를 최대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 시중은행들도 대출규제 강화에 동참하면서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올해 초부터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도 매수심리가 위축된 이유다. 대기 수요가 많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주요 단지들은 상당수가 2022년 신고가에 육박하거나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 고금리 장기화에 대출규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신고가 수준의 매수가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감소한 데다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줄면서 거래시장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취득, 거래세 부담에 투자수요가 움츠린 상황에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메기'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호가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장에 팔려는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 연초 7만건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이달 8만5000건대로 올라섰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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