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주택 매수를 위한 자금조달이 만만치 않아진 데다 경기둔화, 집값 피로감 등으로 관망세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는 여전히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낮춰 연 3.00%로 하향 조정했다. 15년 만에 2연속 금리를 내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 9월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등 여신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도권 주택가격이 약보합을 보이고 있다"며 "겨울 계절적 비수기에 금융권 여신 태도도 보수적일 전망이어서 2차례 걸친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주택 거래시장의 숨 고르기와 수요자 관망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을 증가시킬 요인이지만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수요자가 체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란 이야기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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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가 강화된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는 금리 변동성을 고려해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얹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규제다. 기존 대출이 없는 연봉 1억원인 A씨가 3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최대 5억68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1단계에서 4.97%의 금리로 40년짜리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6억9400만원까지 가능했다.
정부가 대출규제의 강도를 높이면서 정책대출도 축소됐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에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대출'에 적용되는 LTV(담보인정비율)가 수도권의 경우 최대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 시중은행들도 대출규제 강화에 동참하면서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내년에는 대출을 더욱 옥죄는 스트레스DSR 3단계가 시행될 예정이다.
아파트 매물도 역대 최대치로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물은 9만 274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9만건을 넘은 것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저금리 정책과 공급부족 우려, 정비사업 규제완화 기대감 등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던 2021년에는 서울 아파트 매물이 4만건대를 오르내렸다. 주택경기가 주춤해진 이듬해에는 매물이 5만건에 이어 6만건을 차례로 돌파했다. 2023년 들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매물은 7만건대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집값이 단기간에 상승하며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쌓였고 경기둔화 우려 등도 매수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준 금리가 낮아졌어도 대출규제로 수요자가 체감하기 어렵다 보니 시장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유동성 확대 기대감보다 경기둔화 우려가 더욱 커 단기간에 거래가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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