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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내가 미는 트럼프, 테슬라에 소중한 중국을 때리네’...난감한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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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현장에서 연단 위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예상 밖 딜레마를 마주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고율 관세 부과로 중국과의 일전을 예고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그간 성공적이던 테슬라의 중국 사업에 ‘역풍’이 불 수 있어서다.

WSJ는 26일(현지시간) 테슬라가 그동안은 중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으며 다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트럼프가 다음 달 대선에서 승리한 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테슬라와 중국의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머스크는 자금 지원부터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전역 선거운동 지원까지 물심양면으로 트럼프의 재선을 돕고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거운동 중 머스크의 이름을 자주 언급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위한 효율성 위원회’에 머스크를 임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한 테슬라의 해외 시장 중 가장 큰 곳이며, 연간 약 1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자리해 있다. 2019년 생산을 시작한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테슬라는 생산기지 구축 과정에서 중국과 특수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에 공장에 대한 완전한 자체 통제권을 부여하는 등 전례 없는 지원을 제공했다. 폭스바겐과 제너럴 모터스가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대가로 현지 파트너와 합작사를 설립해야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인지 머스크는 그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 왔다. 그가 지난해 미·중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을 방문한 것이 한 사례다. 그는 당시 세계 양대 경제 강국인 두 나라의 디커플링(분리)에 반대한다며 양국 간 불신을 완화하기 위한 대면 대화를 강조했다.

이와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시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중국을 강하게 겨냥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겠다는 취지이지만, 머스크가 그간 취해 온 조심스러운 자세와는 결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지난 7월 머스크가 멕시코에 새 공장을 건립하려다 중단했다고 밝힌 사례를 들어 “테슬라의 사업은 이미 새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장벽 가능성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역으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머스크가 미국과 중국 양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컨설팅 회사인 시노 아우토 인사이츠의 설립자인 투 레는 “중국 정부는 두 사람 간의 긴밀한 관계를 좋게 생각한다”면서 “머스크를 트럼프 행정부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고,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기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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