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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尹장모도 구속"됐다는데…'한동훈 특감' 바라보는 용산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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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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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만큼 특별감찰관 제도를 잘 아는 정치인도 드물다. 국정농단 사건 때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찰 혐의 수사를 지휘해 구속기소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8일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을 단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 실제 특별감찰관이 임명돼도 과거 정부처럼 문제 될 건 없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특별감찰관 드라이브’를 바라보는 용산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은 특별감찰관 임명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고 자주 말한다. 한 대표는 24일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진행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인권재단 이사 추천) 이후로 미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4년 전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이어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임명의 연결 고리를 끊겠다는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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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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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내에선 이런 한 대표와 친한계의 주장에 “마치 용산이 특별감찰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기류가 있다.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적도 없고, 한 대표가 사용한 “미룬다”는 표현을 용산을 겨냥한 것이라 여겨 불편해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과거부터 여야가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로 연관 지어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해주면 특별감찰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합의해 추천하면 된다. 그 책임을 용산에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용산 참모는 “윤 대통령은 국제 회의 때마다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해왔다”며 “한 대표가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야당에 대한 문제제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자신의 장모가 2년 전 의료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된 사실을 언급하며 “한 대표가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 있는가”라며 항변하기도 했다. 특별감찰관은 관련 법률상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벌어진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척의 비위를 감찰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 취임 뒤 장모도 구속되지 않았느냐”며 “특별감찰관이든, 검찰이나 경찰 수사든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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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 등으로 작년 7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가석방 돼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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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친한계에선 특별감찰관에 대한 전향적 수용만이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특검을 막을 유일한 대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대통령실과 야당이 특별감찰관 수용에 지금보다 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야당의 특검 반대에 대한 명분이 설 수 있다”며 “5년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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