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가 모델이라고? 불매하겠다”...대체 무슨 말 했길래 중국 남성들 분노하나

지난 14일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징둥(京東)은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 옛 광군제) 기념행사를 알리기 위해 코미디언 양리(楊笠·32)가 웃고 있는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 = 웨이보 캡처]

‘남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중국 여성 코미디언이 광고모델로 등장하자 현지 남성들의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은 ‘솽스이’(11월 11일, 옛 광군제) 기념행사를 알리기 위해 코미디언 양리(32)가 활짝 웃고 있는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징둥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자난 몇 년 간 중국 젠더 갈등의 중심에 서 온 양리가 광고하는 쇼핑몰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

2018년 데뷔한 양리는 2년 뒤 한 스탠딩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유의 거침 없는 입담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는 무대에서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남성들이 어떻게 그리 자신감에 가득 찬 것이냐”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푸신난(普信男·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남성)’이라는 신조어도 유행했다.

남성 시청자들은 양리의 발언에 반발했다. 그가 ‘남성 비하’ 표현을 쓰면서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양리가 인텔 노트북 광고 모델로 나섰을 때도 남성들은 보이콧에 나섰다. ‘인텔의 노트북 취향은 내 남자 취향보다 수준 높아’라는 광고 문구를 문제 삼은 것이다. 결국 인텔은 사흘 만에 광고를 모두 내렸다.

지난 14일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징둥(京東)은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 옛 광군제) 기념행사를 알리기 위해 코미디언 양리(楊笠·32)가 웃고 있는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 = 웨이보 캡처]

이번엔 징둥 광고모델로 발탁되며 3년 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징둥 회원권을 환불했다”며 “친구들에게도 탈퇴하도록 설득했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이용자 역시 “징둥은 페미니스트를 영입해 남성 소비자 시장을 포기하려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양리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하자 징둥은 꼬리를 내렸다.

징둥은 광고 게시 나흘 만인 18일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고객들에게 불쾌한 경험을 하게 했다면 죄송하다”며 프로모션마케팅팀의 명의로 사과했다.

다만, 양리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국 현지의 한 관영 영문 매체는 양리를 향해 “남성 주도의 스탠딩 코미디에 뛰어든 여성 스타”라며 “남성의 오만함을 겨냥한 날카로운 유머로 수백만 명의 중국 여성들에게 영웅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당 매체는 2021년 인텔 광고 논란 당시 웨이보에서 “나는 여성이고 양리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가 7100만 회 이상 올라왔다는 점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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