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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르포] 푸른 도시 뉴욕의 심장 찾은 트럼프, 수천 명 운집한 맨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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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자 “그는 도덕적, 미국에 필요한 사람”

해리스 지지자 “미국에 파시스트 설 자리 없어”

조선일보

2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 줄을 서 있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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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건 거짓말입니다. 그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미국은 지금 확고한 원칙이 필요하며 그는 도덕적이고 강한 가족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클라이 번씨는 본지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트럼프 깃발을 흔들어 보였다. 27일 (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심장부인 메디슨스퀘어 가든 앞 사거리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빨간 물결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푸른 물결 수천 명이 겹쳐지면서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9일 앞둔 이날 트럼프는 진보 세력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뉴욕을 찾았다. 트럼프는 평소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홈구장으로 쓰이는 메디슨스퀘어 가든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기장”이라고 부르며 막판 스퍼트를 위한 장소로 이곳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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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클라이 번씨는 "트럼프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했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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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회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됐지만 뉴욕경찰이 오전부터 7번 애비뉴와 30번가에서 34번가까지 도로를 통제하면서 가뜩이나 복잡한 맨해튼 도로 사정이 악화했다. 거리에는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파는 상인들로 가득 찼다. 모자 가격은 상인마다 달랐지만 대체로 10달러 정도였다. 한 상인은 “원래 20달러 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군중이 절정을 이룬 오후 4시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트럼프 지지자들은 모두 트럼프를 상징하는 빨간색 모자를 쓰고 줄을 섰다.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롱아일랜드에 사는 휴고 지네스씨는 “이미 트럼프가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차고 넘친다”면서 “우리는 오늘 축제를 즐기기 위해 온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지지자 중에는 투표권을 가진 미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섞여 있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났다는 미오 치 후지오씨는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일 뿐만 아니라 세계 지도자이며 트럼프만이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여기에 와서 트럼프를 위해 기도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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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W 워커(오른쪽)씨가 트럼프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메디슨스퀘어 가든 앞에 섰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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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트럼프의 집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진보 진영의 핵심 역할을 하는 뉴욕이기 때문에 해리스 지지자 수백명도 노래를 부르며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다. 이들은 트럼프 지지자들과 대부분 섞이지 않고 암트랙이 다니는 모이니한 홀이 있는 건물 계단과 메디슨스퀘어 가든 대각선 맞은편 방향에 몰려섰다. ‘미국에 독재자가 있을 곳은 없다’는 현수막을 펼쳐든 제이 W 워커씨는 “트럼프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악”이라면서 “그는 인종 차별주의자이며 여성 혐오주의자”라고 했다. 그에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앞서지 않느냐”고 묻자 “공화당이 운영하는 여론조사 회사가 많아 (여론조사가) 공화당에 치우쳤다는 것이 진실”이라면서 “미국에서는 여론조사가 일반적으로 유선 전화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있고 미국인 상당수는 유선 전화가 없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반역자’라는 옷을 함께 입고 온 킴벌리 밀러와 카렌 관시온씨는 “파시스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사람을 죽이고 차별하고 여성을 쓰레기 취급하며 지구를 파괴하는 편에 서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서 트럼프를 비판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한 바 있다. 이날 해리스 지지자 중에는 ‘민주주의는 파시즘이 아니다’ 등 파시즘과 관련한 문구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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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에서 온 리즈 테시아씨는 트럼프와 해리스 둘다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낙태에 반대한다고 했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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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모두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인파 중에 섞여 있었다. 자기 키보다 더 큰 십자가를 들고 있던 애리조나에서 온 리즈 테시아는 “나는 낙태는 살인이라고 믿기 때문에 항상 생명에 투표한다”면서 “누가 되든 상관없지만 태중의 아기를 살인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은 공직에 선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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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현지 시각)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메디슨스퀘어 가든 앞에 몰려 있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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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모이니한 홀 앞에 모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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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가 트럼프를 반대하는 구호를 들고 서 있었다./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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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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