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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독주체제 깨지나…'집토끼' 사수 은행 vs 뺏으려는 증권·보험 [400조 머니무브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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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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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유율 1위 수성 총력전
펀드 및 ETF 상품 강화 집중
증권사, AI기반 로보어드바이저 등 첨단금융서비스 준비 한창
수익률 앞세워 고객 유치전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

현재 400조 원, 2030년 1000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과 증권·보험사간 경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원이자 미래 먹거리인 퇴직연금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금융사간 고객 유치 경쟁은 훨씬 치열해졌다. 점유율을 지키려는 은행권은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확대에 집중하는 등 ‘집토끼’ 사수에 한창이다. 반면 고객 유치에 유리해진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2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비교공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50조1922억 원) 증가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잔액이 전 분기보다 각각 2조4173억 원, 3조7379억 원 늘었다. 반면 확정급여형(DB)은 3527억 원 감소했다.

이중 은행권 적립 규모는 210조2811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조866억 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적립 규모의 52.6%에 해당한다. 증권사 적립 규모는 96조5328억 원으로 24.1%, 보험사는 93조2654억 원으로 23.3%를 차지했다.

업권별 퇴직연금 상품 평균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 보장형(4.48%)과 비보장형(11.49%) 모두 증권사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범위를 좁혀서 보면 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12.08%로 증권업권을 웃돌았다.

개별 상품의 수익률은 지방은행이 선전했다. DC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 중에서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BNK경남은행(16.01%)로 집계됐다. 이어 미래에셋생명보험 (15.14%) △교보생명보험(14.53%) △하나증권(14.42%) △BNK부산은행(14.17%) 순이다.

개인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우리투자증권이 18.37%로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생명보험(14.9%) △한화생명보험(14.63%) △KB국민은행(14.61%) △BNK경남은행(14.37%)이 뒤를 이었다.

2030년 100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퇴직연금시장은 금융권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42개 금융사가 지난해에만 거둬들인 수수료 수입만 1조4212억 원에 달한다. 결국 각 업권마다 장점을 활용해 고객 지키기에 나서거나 뺏어오는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은행권은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펀드와 ETF 상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 수익률 관리를 위해 펀드와 ETF 사후관리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신한은행은 증권사와의 치열한 수익률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추천펀드, 추천ETF, 관심 펀드 등록 등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확장과 RA서비스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ETF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퇴직연금 실물 이전 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시스템 오류 등을 대비한 비상 대응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자산의 실질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IRP 비대면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을 맞아 개인형 IRP 고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사들도 전쟁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IRP서비스와 AI 자문서비스 등 첨단 금융서비스 마련에 집중했다. 디셈버앤컴퍼니, 콴텍 등 RA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거나 자체적으로 RA 투자 알고리즘을 제작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TF 투자가 용이한 증권사 퇴직연금으로 실물이전 효과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대세는 ETF인데 증권 계좌에서 ETF를 구매하면 가격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즉시 체결할 수 있고 다루는 종목 수도 많기 때문에 상당한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손희정 기자 (sonhj12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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