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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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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흐르는 피부 패치로 슈퍼박테리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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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국제 학술지 발표

산성 환경에서 약한 전류 흘리자

표피포도상구균군집의 99% 차단

동아일보

전기를 가해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피부 패치가 개발됐다. 셀 프레스 디바이스 저널 제공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피부에 전기 자극을 가해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항생제로는 막을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귀롤 쉬엘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분자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류를 가해 미생물을 제어할 수 있는 피부 패치를 설계하고 연구 결과를 2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셀 프레스 디바이스 저널’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질병 치료에 전기를 사용해왔다. 심박 조절기는 전기로 심장 근육을 자극해 심장 박동을 조절할 수 있고, 인공 망막은 전기로 환자의 망막을 자극해 시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세균 감염을 막는 데 전기를 적용했다. 보통 세균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를 활용한다. 문제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이다.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도록 진화하는 세균이 더욱 늘게 된다.

항생제 내성은 이미 전 세계가 겪는 골칫거리다. 미국 워싱턴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랜싯’에 2022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는 127만 명에 달한다. 지난달 랜싯에는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감염으로 2050년까지 약 39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대체할 감염 예방 전략으로 전기 자극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인체 피부에 흔하게 존재하는 세균인 표피포도상구균이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지 살폈다. 표피포도상구균은 대체로 무해하지만 인체에 주입하는 카테터와 같은 의료기기를 통해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표피포도상구균 균주도 3종이나 된다.

연구팀은 약한 전류만으로 표피포도상구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산성 환경일 때만 반응이 일어났다. 산성 조건에서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안전한 수준인 15V(볼트)보다도 훨씬 약한 1.5V의 전기를 가하자 표피포도상구균 군집의 99%가 차단됐다. 전기 자극 후 표피포도상구균의 항생제 내성 관련 유전자 발현이 줄어든다는 점도 확인됐다.

건강한 사람의 피부는 약산성이지만 만성적인 염증 부위는 중성에서 염기성을 띤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산성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피부 패치를 개발했다. 피부를 산성 상태로 전환한 뒤 전기를 가하는 ‘생체전자공학 국소 항균 자극 요법’이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대신할 수 있는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감염을 제어할 수 있는 무선 회로가 장착된 웨어러블 패치를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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