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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사진은 말한다] 산신제를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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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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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악연맹이 축령산에서 산신제를 올리는 가운데 이숭녕 박사(국어학자·왼쪽)가 '산을 두려워하면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등반을 하자'는 축문을 낭독했다.

이 박사가 축문을 읽는 동안 대한산악연맹 사무총장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나는 당시 이 박사를 우연히 만나 산행을 함께하면서 등반 대장 모리스 에르조그의 '안나푸르나 초등'이란 책을 읽고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박사는 웃으며 "그 책은 프랑스 등반대가 인류 최초로 8000m급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록으로, 동상에 걸린 등반대가 피를 흘려가면서 쓴 이야기"라며 "한국어로 번역된 책도 감동이지만 프랑스어 원문을 읽어야 더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번역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요즘 현대 국어학자 이숭녕 박사의 30주기를 맞아 후학들이 1300쪽이 넘는 방대한 책을 내놓은 사연 중에 이 박사가 일제강점기 경성제대 재학 시절, 일본인 교수로부터 특별히 프랑스어까지 완벽하게 공부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눈길을 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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