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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부산서도 대박 … 정지선 리더십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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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도쿄 장난감 미술관'도 팝업스토어 형태로 커넥트현대에 선보였다. 창의 미술과 놀이에 관심 있는 2030이 대거 몰렸다.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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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부산 커넥트현대 1층은 빵을 사러 온 젊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커넥트현대에 입점한 고디바 베이커리를 맛보러 온 손님들이다. 인근 한 상인은 "20년간 장사를 했는데 이 동네에 요즘처럼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걸 처음 본다. 아무래도 동네에 활기가 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부산에 선보인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가 개장 한 달 만에 매출이 급증하면서 지방 쇼핑몰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유출이 심각한 지방에서 커넥트현대가 MZ세대가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대변신한 성공 비결에 관심이 쏠린다. 2021년 백화점 불모지였던 여의도에서 '더현대 서울'을 오픈한 후 단기간에 1조원 매출을 달성한 현대백화점이 이번에는 지역 맞춤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를 통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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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부산 동구에 위치한 커넥트현대는 지난달 초 리뉴얼 오픈 후 한 달(9월 4일~10월 3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구매한 전체 고객의 58%가 신규 고객이었다. 커넥트현대는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로 재단장한 곳이다. 지하 5층~지상 9층 규모로 24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사람과 장소, 문화를 연결한다는 브랜드명에 걸맞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 지역 특색 가게를 한데 모았더니 젊은 고객층이 몰려들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커넥트현대 오픈 후 한 달간 신규 고객 중 2030 고객이 43.8%에 달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7%대였던 MZ세대 비율이 6배 넘게 증가했다. 2030 매출도 전년 대비 82% 증가하며 전체 신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화제성 넘치는 콘텐츠와 MZ세대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입점시킨 전략이 주효했다.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가 운영하는 빵 특화 브랜드 '고디바 베이커리'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이어 부산 커넥트현대에 2호점을 열었다. 하루 웨이팅이 최대 800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커넥트현대를 해시태그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5만개를 넘었고 릴스와 쇼츠 등 일부 콘텐츠의 경우 조회 수가 310만건을 넘겼다.

기존 유통 공식을 깨고 공간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한 결과다. 혁신과 소통을 중시한 조직문화가 원동력이라고 현대백화점은 자평한다. 이 대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리더십이다. 정 회장은 2003년 그룹 부회장에 오른 뒤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 보드'를 만들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경청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는 여과 없이 사업에 적용되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유통가의 무덤'으로 불리던 서울 여의도에 백화점을 연다는 것에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정 회장은 그때도 "우리 직원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만들어보자"며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맞춰 새로운 유통 모델을 기획하고 MD와 콘텐츠를 개발하는 다양한 시도를 장려하는 조직문화 덕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말자"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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