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화 넘어 '스스로 행동'하도록 진화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의 보조를 받는다. 자비스는 사람 비서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해킹이나 전투까지 돕는다. 아이언맨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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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검색·쇼핑 등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비서를 이르면 12월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부에서 이 AI 비서 개발 프로젝트를 부르는 이름부터 의미심장하다. 코드명으로 알려진 '자비스'는 사람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영화 '아이언맨' 속 AI 비서로, 그만큼 사람들의 일상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크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3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12월 중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의 차세대 모델을 공개하면서 프로젝트 자비스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비스는 구글의 웹 브라우저 크롬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른바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CUA)로, 크롬 화면에 있는 내용을 스스로 스크린샷으로 찍어 해석한 뒤 화면상 버튼을 클릭하거나 글자를 입력할 수 있다고 한다. 마우스나 키보드를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의미다. 자비스는 이를 통해 "자료 수집, 물건 주문 또는 항공편 예약을 포함한 다양한 작업을 이용자를 대신해 수행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22일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사용자 컴퓨터를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 AI 기능 '컴퓨터 유스'의 베타 버전을 공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전해졌다. 컴퓨터 유스는 마우스와 자판기 입력을 통해 화면 탐색, 검색, 문서 입력과 같은 작업을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로, 자비스와 거의 비슷하다.
컴퓨터 유스와 자비스의 등장은 AI가 이용자와 사람처럼 대화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행동'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테크업계에서는 행동하는 AI 비서가 정식 출시되면 사람들의 실생활에 지금까지 AI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앤스로픽이 아직 시험 버전에 불과한 컴퓨터 유스를 서둘러 내놓은 것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수로 읽힌다. 앤스로픽은 컴퓨터 유스에 대해 "아직 실험적 성격이 강해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며 '미완성' 상태임을 숨기지 않았다. 구글의 내달 자비스 공개 계획 역시 변경될 수 있으며, 공개되더라도 실제 이용은 소수의 개발자들에게만 개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디 인포메이션은 밝혔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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