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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애국가’ 명칭 버린 北, 가사에서 ‘삼천리’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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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歌 표기, 한국과 같은 ‘애국가’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로

조선일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023년 7월 28일 오후 3시부터 전날 밤에 열린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을 녹화 방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애국가가 주악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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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애국가’였던 국가(國歌) 이름을 바꾸고 한민족을 상징하는 가사도 삭제하는 내용의 새로운 국가법을 제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 남북 간 관계 단절 작업이 지속되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지난 2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국가법’을 채택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국가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규정하는 법으로 보인다.

북한의 기존 국가 명칭은 우리와 같은 ‘애국가’였다. 이 때문에 일부 국제 경기 행사에서 주최 측이 남북 간 국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우리나라 선수 경기에 북한 애국가를 트는 일도 있었다. 북한은 지난 4월 18일부터 조선중앙TV에 ‘애국가’라고 송출하던 국가 표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로 바꿨다. 영문 표기도 기존 ‘Aegukka’에서 ‘National Anthem’으로 고쳤다.

북한은 지난 2월부터는 국가 가사 중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부분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고 개사했다. 이 역시 한반도 전역을 의미하는 ‘삼천리’ 단어를 의도적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됐다. 북한은 올 초 혁명가요 ‘빛나는 조국’에 나오는 ‘삼천리 금수강산’ 부분 역시 ‘어머니 우리 조국’으로 개사했다.

북한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회의에서도 ‘북한’의 국호 영어 명칭을 놓고 우리 측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비판하며 북한을 ‘North Korea(북한)’라고 말한 것을 트집 잡은 것이다. 북한 측은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라고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하게 항의한다. 외교관이 유엔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를 이야기하느냐”고 했다. 북한의 유엔 공식 등록 명칭인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로 부르라는 것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기존에 한국을 ‘사우스 코리아’라고 했지만 김정은의 ‘두 국가론’ 이후 한국을 ‘ROK(대한민국)’로 부르고 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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