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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사설] 수출마저 꺾인 경제, 정부 낙관론 접고 비상하게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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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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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분기 성장률 쇼크’와 관련해 “올해 성장률 하방 위험이 분명히 커졌다”고 밝혔다. 또 “수출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둔화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도 말했다. 최근까지 낙관론을 견지하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나 우리 경제가 정부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최 부총리의 발언은 한국은행이 24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1%로 집계됐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2분기 성장률 역성장(-0.2%)까지 포함하면, 우리 경제가 정체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경기를 떠받쳐온 수출(-0.4%)이 뒷걸음질 친 탓이 크다. 수출 감소는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화학제품, 배터리 등 주력 품목이 전반적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는 물론이고 한은 전망치(2.4%)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다, 중국 경기 둔화가 진행되고 있고, 미국은 대선 뒤 관세 인상 등 무역장벽 가능성이 거론된다. 내수 회복세 역시 큰 기대를 하긴 힘든 형편이다.



최근까지도 정부의 경기에 대한 입장은 낙관론 일색이었다. 지난 18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도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단언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달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경제가 확연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최 부총리는 “경제는 수출부터 좋아지기에 수출이 좋아지면 투자가 좋아지고, 소비가 가장 나중에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런 논리라면 이제 수출마저 꺾였으니 한국 경제는 기댈 곳이 없는 셈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면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 다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내수가 살아날 수 있도록 민생대책 마련에 힘쓰는 한편, 근본적으로는 민간 경기가 부진할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재정정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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