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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유엔서 남북 설전…北, “북한이라 부르지 마라” 호칭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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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이 한국 발언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UN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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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표부는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North Korea·북한)’라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력 항의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남북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 대표부가 북한을 ‘노스 코리아’라고 지칭하자, 북한 대표부는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부르라며 항의했다.

한국 대표부 김성훈 참사관이 이날 회의에서 “북한(노스 코리아) 군인들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한국어를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있다”고 언급하자,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한국 외교관들이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북한은 유엔총회 등에서 자국과 한국을 DPRK와 ‘ROK(Republic of Korea)’로 지칭하고 있다.

양측은 전날 같은 회의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 대표부는 북한이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 모두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김정남을 신경작용제 ‘VX’로 암살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북한 대표부는 “한국 대표단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결적 태도를 계속 취하는 게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

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개적으로 규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파병에 대해 “더 이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력이 추가되는 걸 반대한다”며 “(북한 파병이)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지는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의 성명에서 “유럽과 세계 평화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독단적 적대행위”라며 “다수의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대표부는 이에 대해 “해당 회원국들의 주장은 북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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