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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르포]전동화에 하이브리드까지…건설기계에도 '친환경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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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한국국제건설기계전. 한국디지털미디어고 1학년 고은찬군(16)이 디벨론의 전기굴착기 'DX20ZE' 조작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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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거리는 소음이 없어서 신기했어요."

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한국국제건설기계전에서 만난 고은찬군(16)은 디벨론의 전기굴착기 'DX20ZE' 조작 체험을 해본 뒤 이렇게 말했다. 고군은 이날 굴착기의 '암'(굴착기의 팔)을 이리저리 조종해 플라스틱 공을 퍼나르는 체험을 했다. DX20ZE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이라는 걸 알게 되자 고군은 "전시용이라 조용한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DX20ZE는 HD현대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브랜드 디벨론이 지난해 출시한 1.7t급 소형 전기굴착기다. 내연기관 대신 자체개발한 배터리팩과 고성능 모터를 탑재했다. 1회 충전시 4시간 가동할 수 있으며 1.5t까지 버켓으로 굴착할 수 있다. 동급 내연기관 장비에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요란한 엔진음과 검은 연기로 가득찼던 건설 현장이 달라지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건설기계에 전동화·하이브리드 등을 적용, 친환경 기기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날 전기 굴착기와 함께 수소연소엔진의 청사진도 내보였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수소연소엔진 개발에 착수한 건 2022년이다. 수소연소엔진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기타 대기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또 전용 플랫폼이 필요한 전기 구동 방식과 달리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에 호환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5년 하반기부터 트럭용 수소엔진을 양산한 뒤 발전용, 대형 트럭용 등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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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한국국제건설기계전. HD현대건설기계가 첫 전기 굴착기로 개발중인 'HX20E'./사진=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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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건설기계는 첫 전기 굴착기로 개발중인 'HX20E'를 전시장에 내놨다. HX20E는 40㎾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해 일반 작업 환경에서 최대 9시간 구동할 수 있다. 전기차용 충전기로 충전할 수 있으며 100% 충전하는 데 완속 약 6시간, 급속 약 2시간 소요된다.

고출력이 필요한 대형 기계에는 하이브리드 방식도 적용됐다. 중견기업 전진건설로봇은 이날 전시회에서 하이브리드 CPC 'ElecT-REX'를 선보였다. CPC는 고층빌딩, 원전, 교량, 공장 등을 건설할 때 필수적인 콘크리트 믹스를 고압으로 송출하는 건설 현장의 필수 장비다. 'ElecT-REX'의 차체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움직이지만 작업을 수행하는 펌프는 전기로 작동한다. 배터리에 충전을 해주면 펌프를 구동하는 식으로 승용차로 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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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한국국제건설기계전. 전진건설로봇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CPC 'ElecT-REX의 모습. CPC는 고층빌딩, 원전, 교량, 공장 등을 건설할 때 필수적인 콘크리트 믹스를 고압으로 송출하는 건설 현장의 필수 장비다./사진=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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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작은 기업은 농업용 기계 등 틈새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 '알트플러스이'는 농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휠로더 3종을 들고 왔다. 모두 납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동화 기기다. 220V 가정용 충전기로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시 5~6시간 구동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유럽, 미국 시장이 주요 고객이지만 앞으로 한국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 외에 건설기계전의 또다른 키워드는 '무인화'다. 이날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3사는 건설기계 RC모델을 이용해 '디오라마' 체험존을 마련했다. 디오라마는 축소 모형을 이용해 특정 장면을 재현하는 것으로 3사의 디오라마는 화성 탐사를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리모콘으로 RC모델을 조종할 수 있어 체험을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는 광경도 펼쳐졌다. 분화구, 암석 등 다양한 장애물 코스를 비롯해 개토(開土), 인양, 운송 등 장비별 단위 작업을 직접 수행했다. 현장 관계자는 "미래 작업 환경은 이처럼 사람이 직접 타지 않아도 원격으로 조종 가능한 작업 환경으로 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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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한국국제건설기계전. 이날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3사는 건설기계 RC모델을 이용해 '디오라마' 체험존을 마련했다. 디오라마는 축소 모형을 이용해 특정 장면을 재현하는 것으로 3사의 디오라마는 화성 탐사를 콘셉트로 만들어졌다./사진=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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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경기)=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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