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마누엘 노이어가 별들의 무대에서 좀처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노이어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스테이지 3경기에서 기록한 선방은 단 1회로, 이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골키퍼들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력도 좋다고 보기 힘들다. 노이어는 24일(한국시간)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바르셀로나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4실점을 허용했다. 특히 네 번째 실점은 이전의 노이어라면 굳이 내주지 않았을 실점이었다. 이미 30대 후반의 나이인 노이어의 기량이 떨어졌다는 걸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노이어는 높은 수준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던 골키퍼다. 독일의 명문 샬케04에서 뛰던 시절 펼친 뛰어난 활약 덕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여러 빅클럽들의 구애를 받았지만, 독일 정상급 선수들이 대다수 그렇듯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선택했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물론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수문장 자리를 놓지 않았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에서 노이어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동물적인 반사신경에서 나오는 선방도 노이어의 장점이었지만, 수비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더라도 후방에 생긴 큰 공간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이 노이어를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만들어줬다.
노이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만 5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 팀의 황금기를 함께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11회,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우승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UEFA 슈퍼컵 우승 2회 등 바이에른 뮌헨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4년에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고, 그해 활약을 인정받아 2014 발롱도르 3위에도 올랐다. 골키퍼가 발롱도르 포디움(3위 내)에 이름을 올린 건 러시아의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런 노이어도 나이를 먹고 기량이 쇠퇴했다. 현재 노이어의 나이는 38세다. 골키퍼 포지션 특성상 필드 플레이어들보다 더 오랫동안 뛸 수 있지만,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 건 같다. 노이어도 슬슬 골키퍼 장갑을 벗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22년에는 스키를 타다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30대 후반에 당한 큰 부상은 노이어의 기량을 꺾기에 충분했다.
현재 노이어가 '에이징 커브'를 크게 겪고 있다는 건 경기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분데스리가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선방 6회를 기록하면서 7실점을 내줬고,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서 단 한 번의 선방만을 기록했다. 오히려 선방 능력에 비해 실점이 적은 느낌이 강하다.
24일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나온 바이에른 뮌헨의 네 번째 실점 장면은 노이어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걸 재차 증명한 장면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코너킥 이후 바르셀로나에 역습을 허용했는데, 노이어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어 공을 따낸 하피냐가 페널티 지역 바깥쪽에서 쏜 대각선 슈팅을 건드리지도 못했다. 하피냐가 때린 슈팅 코스가 워낙 좋기도 했지만 이전의 노이어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슈팅이었다.
노이어의 기량 하락은 바이에른 뮌헨에 큰 고민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수비수들에게 높은 위치에서 상대 공격을 끊어내도록 지시하는데, 이런 전술에서는 노이어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노이어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콤파니 감독의 전술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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