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4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친헤즈볼라 언론 폭격…“알자지라 직원 6명 하마스 대원” 주장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성향의 언론사 건물을 폭격했다. 또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 기자 6명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이라고 발표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적대적이거나 비우호적인 언론에 대한 공격과 비판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23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방송국 알마야딘 건물에 대한 공습을 벌였다. 평소 이스라엘은 레바논 일대를 공습할 때 대피 경고를 내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대피 경고를 발령하지 않았다. 알마야딘은 친헤즈볼라 매체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안보를 해치고 적을 돕는다”는 이유로 알마야딘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둔 아랍권 방송사인 알자지라 소속 기자 6명이 하마스 대원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확보한 문건이 있다면서 이들이 팀 지휘관과 저격수 등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하마스 대원 명단과 전화번호, 급여 등이 포함돼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두고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알 자지라에 연결돼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이스라엘이) 언론인을 침묵시켜 전쟁의 가혹한 현실을 덮으려한다”고 반박했다. 알자지라는 그간 가자지구에 남아 전쟁의 참상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가 하마스에 잡힌 인질석방을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알자지라에 다소 유화적 태도를 취했지만, 최근 들어 입장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한 알자지라 소속 기자들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는가하면, 5월에는 이스라엘 내 알자지라 사무소 폐쇄를 명령하고 지난달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있는 알자지라 지국을 급습해 45일간 폐쇄 명령을 내렸다.

중앙일보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이 레바논에서 날아온 로켓을 요격하는 사이 이스라엘의 드론이 날아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드론 능력에 대한 타격도 병행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127부대 지휘센터 3곳을 공습했으며 이에 따라 주요 간부가 사망했다고 23일 밝혔다. 127항공부대는 자폭용 또는 정보수집용 드론을 개발하고 발사하는 부대다.

이스라엘은 두터운 방공망을 갖춘 것으로 정평났지만,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저속‧저공 비행하는 드론에 허점을 노출하곤 했다. 헤즈볼라가 주로 활용하는 이란제 드론은 금속 대신 탄소섬유 소재를 사용하고, 저속 비행으로 열 방출이 덜해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난 19일에는 헤즈볼라가 쏜 드론 1기가 이스라엘군의 레이더 추적을 따돌리고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서 폭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이란으로 전선을 넓혀가며 ‘5차 중동’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중동의 세력균형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모습 역시 감지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홍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이 23일보도한 것이 한 예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국가로, 중동 패권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2016년에는 단교를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중국의 중재로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뒤 이스라엘과 중동 갈등 국면에서 급격하게 대화의 횟수를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이스라엘이 더 큰 긴장을 조성하지 않고 갈등을 키울 위험이 없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의 자제와 종전협상 참가를 강조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