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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또 거부 당한 쿠팡이츠 상생안…30일 재논의 불발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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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배민커넥트 라이더 이미지. 사진=우아한청년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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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8차례 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상생안 마련에 실패했다. 특히 쿠팡이츠가 '5% 중개 수수료'를 수용하는 대신 라이더 배달비 부담 조건을 바꾸자고 제시했는데, 이 또한 배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입점업체 측이 반대했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와의 합의에 따라 차등 수수료 확대에 협조하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쿠팡이츠가 입장을 명확히 내놓지 않으며 배달 플랫폼 측도 상생안에 대한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업계에선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전날(23일) 열린 8차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중개 수수료를 기존 9.8%에서 5%로 낮추는 상생안을 제시했다. 대신 기존 배달 플랫폼이 라이더 단체와 협의해 책정했던 라이더 지급 배달비에 대해 입점업체 측이 협의해 조정해달라고 했다.

현재 쿠팡이츠 입접업체는 서울 기준 배달비 2900원을 부담한다. 나머지는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에게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부담하고 있다. 고객 부담 배달비는 통상 2000~3000원, 날씨·연휴 등 배달 수요의 영향을 받으면 추가 비용이 붙어 5000원이 넘기도 한다. 배달 플랫폼 사는 무료 배달 이전에도 추가 비용에 대해 전액 부담해 왔다.

쿠팡이츠의 이번 상생안은 중개 수수료를 5%로 인하하는 대신 라이더 단체와의 배달비 협상 테이블을 입점단체 측에 넘기겠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업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더욱이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의 협의인데, 논점을 벗어났단 의견도 나온다.

입점업체 측은 수수료가 낮아지더라도 배달비가 오를 수 있어 사실상 무의미한 안이라고 반발했다. 적정 배달비 책정에 대한 책임 떠넘긴 '반쪽짜리 상생안'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안은 상생협의체 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향후 논의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상생안은 사실상 불가능한 방식이다. 입점단체가 라이더 단체와 배달비를 논의해달라는 건 입점단체의 배달 플랫폼 부담을 낮추자는 상생협의체의 본래의 취지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그동안 상생안을 내놓지 않다가 문제를 다른 방향으로 키우고 논점을 흐리는 안을 내놨다. 실제 회의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가 '최혜 대우' 요구를 중단하면 차등 수수료 범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혜 대우는 입점업체가 음식 가격 등을 다른 경쟁사와 동일하거나 낮게 책정하도록 하는 조건이다. 앞서 배민은 입점업체의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차등 수수료 제도를 제안한 바 있다.

배민이 최초로 제시한 차등 수수료는 매출 상위 60% 이상 업체엔 기존 9.8%의 중개 수수료를, 매출 61~80%에는 6.8%, 81~100%에는 2%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수수료 우대 대상의 범위가 넓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배민은 쿠팡이츠와 공정한 시장 경쟁을 약속하면 범위를 확대하겠단 입장을 내세웠지만, 쿠팡이츠는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8차 회의에서도 최혜 대우 요구 중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업체 측과의 합의는커녕 배달 플랫폼 업계 2강 간의 입장 역시 좁혀지지 못한 모습이다.

상생협의체는 오는 30일 9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 플랫폼 측에 입장 정리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업계에선 배달앱 간의 합의도 이뤄지지 못 한 상황에서 입점업체와의 상생 방안 도출 역시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단 분석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시작된 상생 논의다. 시장 점유율 60%를 가지고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8차 회의에서도 지난 회의와 동일한 안을 가져오는 등 수수료 조정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배달 플랫폼 측 의견도 통일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최혜 대우 요구와 무료 배달 등 배달업계의 출혈 경쟁에 대한 양 측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제영 기자 zero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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