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물가와 GDP

7분기 만에 역성장 기록한 수출… 저성장 기조 지속 ‘경고음’ [심층기획-3분기 GDP 성장률 ‘쇼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GM 파업·전기차 캐즘 등 여파

車·화학제품 중심 수출 0.4% 감소

우려했던 내수는 “회복세 초기 단계”

“4분기 성장률도 잘 나와야 0.8∼0.9%”

美 대선 등 불확실성 커져 둔화 전망

최상목 “내수·민생대책 집행 가속화”

3분기 국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기대비 0.1%에 그치는 쇼크를 기록한 것은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다. 우려했던 내수는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4분기에도 둔화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4분기에는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당초 국내외 기관에서 예상한 2% 중반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계일보

가득 쌓인 컨테이너 24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수출이 7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3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부산=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출이 가져온 3분기 GDP ‘쇼크’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전분기 대비)하며 7개 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24일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비IT(정보기술) 수출이 예상보다 더 부진했던 데다 반도체 중심 IT의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도 부동산 PF 리스크 지속 및 건물·토목 건설 부진에 2.8% 줄었다.

다행히 우려했던 내수는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설비투자가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6.9%나 증가했다. 그 영향으로 수입이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1.5% 늘었다. 민간소비도 승용차·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운수 등 서비스 부문에서 모두 늘면서 0.5% 성장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등 사회보장 현물수혜 등의 영향으로 0.6% 늘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전분기 대비)로, 성장률의 거의 1%포인트를 깎아내렸다. 2022년 3분기 -1.6% 이후 가장 큰 마이너스 폭이다.

반면 내수는 0.9%포인트 오르며 2022년 3분기 2.1%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내수 중 세부 항목별 기여도는 △설비투자 0.6%포인트 △민간소비 0.2%포인트 △정부소비 0.1%포인트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건설투자의 경우 성장률을 0.4%포인트 주저앉혔다.

◆올해 성장률도 하향 조정 불가피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면서 한은을 비롯해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5%와 0.6%로 각각 제시했다.

세계일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은행 등 빌딩이 밀집한 도심 풍경 위에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산술적으로 4분기에 한은 전망치를 뛰어넘는 1.2%나 성장해야 한다. 신 국장은 “3분기 실적치가 전망치에 비해 낮게 나왔기 때문에, 2.4% 성장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실장은 “9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물량뿐 아니라 가격 기준으로도 수출 경기가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 “4분기 성장률도 잘 나와야 0.8∼0.9%가 될 것으로 보여 올해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에서 0.2∼03%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향후 경기 흐름인데 전문가들은 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 모두 강한 반등 모멘텀이 없는데, 미국 대선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교역여건에 파급을 미칠 불확실성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한국 간 기재부 1급 간부 화상회의 주재하며 최근 경제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고물가·고금리가 완화되고, 실질임금 증가로 가계 소득 여건이 개선되며 4분기에도 내수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도 중요하지만, 수입이 2개월 연속 늘어난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수입이 늘어난 것은 내수 회복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4분기에 수입 증가가 내수(개선)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4분기 내수 회복이 수출 부진을 상쇄할 수준이 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1급 간부회의를 열고 경기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는 23일(현지시간) 밤 화상회의를 통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수·민생 대책의 집행을 가속화하고 미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정세 등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재부는 별도의 자료를 통해 미 대선을 비롯한 지정학 변수, 중국 경기둔화, 정보기술(IT) 업황 변동성까지 수출여건의 불확실성이 짙다면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