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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방통위 '2인 체제' 위법 판결에 김태규 직무대행 "수긍 안해"…野는 "정치적 중립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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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직무대행 '욕설' 논란까지 겹쳐 긴장 격화…결국 모욕죄 고발

아주경제

24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오른쪽)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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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처분을 취소한 법원 판결에 대해 김태규 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불복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판결 불복은 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여야 대립이 거세게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태규 직무대행이 욕설을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중간중간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태규 직무대행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수긍하지 않는다"며 "1심 재판부의 판결에 지나지 않고 3심제의 사법 시스템 하에서 얼마든지 변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7일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방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5명의 상임위원 간 합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MBC에 대한 과징금 처분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2인 체제'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만일 2인 체제서 의견이 갈릴 경우 다수결에 의한 찬성이 나올 수 없다는 점도 '2인 체제' 절차가 위법한 한 이유라고 법원은 봤다. 방통위는 이에 반발해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다.

방통위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부임한 지난 2023년 8월부터 약 1년 넘게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본래는 여당 몫 1명, 야당 몫 2명의 상임위원이 선임돼야 하지만 여야 공방 속 선임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야당은 당초 지난해 추천한 최민희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현 국회 과방위원장)를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과 방통위는 야당이 상임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서 사태가 커졌다고 강조한다.

'2인 체제' 기간 동안 총 178건(의결 135건, 보고 43건)의 안건이 처리됐다. 이 기간 동안 최근 여야 과방위 위원들 간 주요 대립 원인인 KBS·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 YTN 최대주주 변경 등의 안건이 의결됐다. 야당은 이러한 의결 사항들이 위법한 체제 하에서 이뤄졌다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방통위와 여당은 적법한 절차 하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인 체제' 기간 동안 방통위가 의결한 사항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훈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인 체제로 방통위를 장악하고 불법적으로 이뤄진 모든 방송장악은 무효이고 원상 회복돼야 한다"며 "이동관, 김홍일, 이진숙 위원장까지 2인 체제에서 의결된 135건이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황정아 의원은 "재판부의 판결 핵심 요지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민희 위원장을 잘라 가면서 멋대로 창조해 낸 2인 체제가 입법 목적에 부합하지도 않고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질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직무대행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거듭 반박했다. 그는 "해당 판결의 내용에 대해 수긍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로 항소했으며 판결에 기초적인 사실관계 오류도 있다"며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양 기관 성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김 직무대행은 판결문에는 지난 1월 9일 대면회의를 했다고 돼 있지만 방통위는 이날 회의를 한 적이 없으며, 방심위는 방통위의 내부 기구가 아닌 별도의 독립 민간 기구라며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을 집어 언급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판결에 불복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지만 김 직무대행은 "해당 사건의 당사자로서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으로,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지며 감사가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NGO모니터단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감사 시간의 20%를 차지했다"며 "과도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위원장은 "팩트를 가장한 비난"이라며 "위원장을 흔들고 시작하는 것은 참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국정감사는 약 20여분 간 정회했다. 정회 직후에는 방송문화진흥회 직원이 쓰러지는 사고까지 겹쳤다. 응급처치 후 의료진이 출동해 해당 직원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이 "XX, 다 죽이네, 죽여"라고 발언한 것이 재개 후 부각되며 국정감사장에서는 다시 고성이 오갔다. 노종면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직무대행이 욕설을 섞어 했다고 주장했고, 김 직무대행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 뒤에 표현(다 죽이네)을 한 것은 맞지만 누군가를 특정해서 한 표현이 아니라 개인적인 한탄을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가 이어졌고 김 직무대행은 "소명할 시간을 달라"고 호소하면서도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결국 점심식사 이후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 과방위는 김태규 직무대행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제기됐지만 다수결에 의해 고발 안건이 가결됐다.

고발을 위해 찬반 표결을 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김 직무대행의 부인이 이어지자 최민희 위원장은 김 직무대행이 관련 발언을 한 영상을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결국 김 직무대행은 "표현 자체가 부적절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단지 제 개인적으로 한 말이고 누군가를 특정한 것은 아니며, 회의 중이 아닌 정회 중에 있었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방통위 직원들이 큰 고통을 호소한 상황에서 저도 감정이 좋을 리 없었다"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야당은 방통위가 방송뿐만 아니라 통신 등의 정책에서도 실패했다고 규탄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적용된 전환지원금을 거론하며 "통상 시행령 개정은 40일이 걸리는 입법예고를 통해서 해야 하는데 전환지원금은 주말 포함 단 5일 만에 처리하는 등 졸속으로 통과됐다"며 "방통위 2인 체제의 불법적 의결을 통해서 총선에 유리할 목적으로 포퓰리즘식 통신비 인하를 강행하려고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결과론적으로 정부는 전환지원금 50만원을 예상했지만 현실은 최대 13만원으로 턱없이 부족했고, 소비자들은 이 정책으로 전혀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정책 실패에 대해 김 직무대행의 사과를 요구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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