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는 '떠넘기기'
중국은 지난 1월, ISO(국제표준화기구) TC83(기술위원회 83) 에 ‘이스포츠 표준화 제안서’ 를 제출했다. 이어 지난 5월 6일, TC83 소속 35 개국은 투표를 거쳐 ISO 에서 이 제안서를 채택했으며, 제안서의 살을 붙여 최종 표준안을 작성하는 실무그룹인 WG12(Working Group12)를 설립, 중국이 WG12의 의장을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 중국이 표준안 작성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참고로 ISO/TC 83은 e스포츠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의 용어, 치수, 허용 오차, 기능, 운영, 유지보수, 교육, 성능 및 안전 요구 사항과 테스트의 표준화를 담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대응협의체를 만들었지만, 국가기술표준원 전문가로 등록한 A씨가 "(중국의 표준안 제출에 대해) 반대가 아닌 조율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중국 굴지의 이스포츠 기업인 ㄱ회사의 자회사인 ㄴ의 한국지사장이다.
이에 A씨의 자격에 논란이 일었다. 각 국에 등록한 전문가들은 워킹그룹에서 만드는 표준화 초안 작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 친중 성향인 A씨가 '한국 국가기술표준원 전문가'로 활동해도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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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안의 현재 상태는 20.60, 의견 제출이 종료된 상태다.
여기에 문체부의 실책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중국의 국제 표준화 시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았고,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용역조차 진행하고 있지 않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문체부와 논의하여 연구 용역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문체부에서는 예산을 핑계로 연구 용역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
또, 국가기술표준원이 '전문가 추천'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체부에서는 단 한 명의 전문가 등록이 없었으며, 오히려 '이 문제는 국가기술표준원 소관'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강유정 의원은 "중국의 '국제 이스포츠 표준화 제안서' 가 ISO 에 채택될 동안 우리 정부는 방관을 넘어 사실상 중국을 돕다시피 했다."며 "중국 입맛대로 흘러가는데도 문체부는 수수방관중이다 . 이스포츠에 있어 문체부는 대한민국의 문체부인지 중국의 문체부인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체부는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지만, 제안서가 채택되면 이후 과정에 있어 최종 등재 시점만 차이 있을 뿐, 최종 통과가 확정적이다. 두 배로 열심히 대응하지 못할망정 ‘ 남탓, 거짓말, 방관’ 중인 문체부에 비참함마저 느낀다. 적극 대응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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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중 질의하는 강유정 의원
김은태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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