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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中 화웨이 제품서 발견된 TSMC 반도체…美 제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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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로이터 "TSMC가 고객사에 공급한 반도체를 화웨이 제품에 사용"
TSMC "화웨이에 직접 공급 아냐"…미측 "제재 위반 가능성 인지"
화웨이 필두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우회…제재 효용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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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생산한 반도체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IT기업 화웨이로 흘러들어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구멍이 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화웨이, TSMC 고객사 통해 첨단 반도체 우회 구매 가능성

로이터 통신은 24일 대만 정부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고객사에 공급한 반도체가 화웨이 제품에 사용된 사실을 발견하고 약 2주전 해당 고객사에 대한 제품 출하를 중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TSMC는 이같은 사실을 미국과 대만 정부에도 통보했으며 TSMC 내부에서는 이를 "중요한 사건"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고객사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고, TSMC 측도 관련 내용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가 화웨이의 첨단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인 '어센드 910B'을 분해한 결과 TSMC의 반도체가 사용된 것을 발견해 TSMC 측에 알렸고, TSMC는 다시 이를 미국 당국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TSMC는 "우리는 법을 준수하는 회사이며 해당 수출 통제를 포함해 모든 관련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규제 요건에 따라 2020년 9월 중순 이후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미국 상무부는 TSMC 측에 화웨이용 스마트폰·AI 반도체 제조에 관여했는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상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고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당국은 조사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고 있다. 관련해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중개업체를 내세워 TSMC에 반도체 생산 주문을 넣은 뒤 완제품을 우회적으로 수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화웨이 '반쪽짜리' 기술 독립?…美 제재 효용성에 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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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지난 2020년 미국의 핵심 기술이 중국군에 사용되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군과 밀접히 관련된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이용해 만들어진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화웨이의 설립자 런정페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 장교 출신이다.

이에따라 화웨이는 4년여간 고사양 반도체가 사용되는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7㎚(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고사양 반도체를 장착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시 '메이트60 프로'에 사용된 고사양 반도체를 어떻게 공수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지만 화웨이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와 협업해 생산한 '기린 9000s'인 것으로 잠정 결론났고, 이후에도 화웨는 고사양 반도체를 탑재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화웨이가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AI용 GPU인 엔비디아의 'H100'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가진 '어센드 910C'를 개발했다고 홍보하는 등 잇따라 반도체 '기술 독립'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센드 910C'의 이전 버전인 '어센드 910B'에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서 공수한 TSMC의 반도체가 사용된 사실이 발견되면서 화웨이의 기술 독립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미국이 2020년부터 화웨이에 대한 첨단 반도체 공급을 물샐틈 없이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빈틈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중 반도체 제재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존 물레나르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수출통제 정책의 재앙적 실패"라면서 "이번 재앙의 범위와 규모에 대해 BIS(상무부 산업안보국)와 TSMC가 즉각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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