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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시중은행도 예·적금 금리 인하…'자금 대이동'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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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최대 0.55%p·우리 0.2%p↓
다른 은행들도 수신금리 조정 검토
은행권 수신잔액 감소폭 확대 전망
최고 연 8% 예적금 특판상품 인기
‘막차 수요 잡기’ 투트랙 전략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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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저축은행과 지방은행의 수신금리 인하에도 '이자장사' 비판을 의식해 눈치를 보고 있던 시중은행이 결국 예·적금 금리 하향에 시동을 건 것이다. 반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고금리 수신 상품을 선보이며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포인트(p) 내렸다.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0.55%p,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각 0.25%p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12개월) 적용 이율을 연 2.2%에서 2.0%로 0.2%p 인하했다.

그간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 속에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예·적금 금리만 내리면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주요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신금리 인하로 최근 들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중은행의 수신잔액 감소폭도 더욱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21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933조9558억 원으로 전월 대비 3조4845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7월 18조1879억 원이었던 정기예금 증가 폭은 8월 16조3256억 원에서 9월에는 4조8054억 원까지 고꾸라졌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38조7719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7645억 원 순증했다. 매달 1조 원 이상 늘었던 증가 폭도 꺾이는 추세다.

이는 시중은행의 수신 금리가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35~3.42%로 10월 초(연 3.35~3.75%)보다 상단이 0.33%p 떨어졌다. 5대 은행의 예·적금 상품 등을 포함한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5월 연 3.56% △6월 연 3.52% △7월 연 3.43% △8월 연 3.37%로 내려갔다.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유동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0조9568억 원으로 전월(99조9128억 원) 대비 1조440억 원(1.04%) 증가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전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은행권은 막차 수요를 잡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만 좌 한정으로 최고 연 8% 금리를 주는 ‘KB스타적금Ⅱ’를 출시했다. 출시 8일 만에 판매 완료된 ‘KB스타적금’은 KB스타뱅킹에서만 가입이 가능했다면, 이번 상품은 영업점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청년 처음적금’은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6월 선보였던 최고 연 8% 금리의 청년 처음적금은 10만 좌가 완판된 이후 20만 좌로 한도를 늘렸다. 가입 대상은 만 18세 이상~만 39세 이하다. 가입 금액은 최대 월 30만 원이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도 인기다. 연 3.4% 이자를 현금 대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받는 6개월 만기 한정판 공동구매 정기예금이다. 가입금액은 100만 원, 500만 원, 1000만 원, 5000만 원, 1억 원으로 정해져 있다. 총 가입금액이 100억 원을 넘으면 더 많은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동의 등 조건을 유지하면 추가 마일리지도 지급한다.

이에 일부 여행 카페에서는 ‘공구’ 움직임도 있었다.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전일 기준 e그린세이브예금에 460억9100만 원이 적립됐다. 지난 2일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안 돼 100억 원을 돌파했고 이번 주 들어 300억 원을 넘어섰다. 예금 판매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이투데이/손희정 기자 (sonhj12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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