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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사설] ‘김건희’ 위해 “돌 맞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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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방문 뒤 떠나며 주지 정오스님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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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부산을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빈손 회동’ 이후, 공개 발언을 통해 ‘하던 대로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국민과 호흡하며 국정을 이끌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힘든 상황” “업보”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연일 폭로되고, 한편에선 검찰을 비롯한 국가기관이 앞다퉈 ‘면죄부’를 줘 이에 분노하는 민심이 심상치 않다. 또 경제·안보·민생 등 어느 하나 흔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초반(한국갤럽 기준)에 머무는 등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되는데도, 문제의식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이런데도 모든 지적을 무시한 채 ‘나라와 국민 위해’ “돌 맞고 가겠다”는데, 그게 어떻게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일인가, ‘김건희 여사’를 위하는 일 아닌가.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한 △‘여사 라인’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해소 협조 등을 모두 거절한 뒤, ‘보란 듯’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들였다. 의원들 손에 달린 김건희 특검법과 특별감찰관 추천 등을 단속하며, 집권당 파트너는 한 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라고 공표한 셈이다. 그러고 하루 뒤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순교자라도 된 듯하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합당한 비판을 ‘돌 던지는’ 식으로 폄하한 것이다.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이 다음달로 다가왔지만, 윤 대통령이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뭔지 모르겠다.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의-정 갈등 장기화에도 손 놓고, 호기롭게 내놓은 4대 개혁 추진은 실종됐다. 김 여사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데도, “증거를 가져오라”고 되레 윽박지른다. 국정이 표류되든 말든, 누가 뭐라 하든 말든 오로지 아내만 지키면 된다는 건가. 혹 최근 고조되는 안보 위기도 ‘정권 보위용’으로 활용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도 많다. 윤 대통령에게 더이상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려 한 것인가. 그저 대통령 자리 지키고, 권력을 최대한 향유하는 게 목적인가. 민심과 괴리된 윤 대통령의 비이성적 행태가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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