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송책 인적사항 특정 후 1~2주 내 신병 확보해
태국 현지에서 체포된 A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모습./대검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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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작년 12월 10일 국제우편물을 이용해 필로폰 38g을 태국에서 밀수입(특가법상 향정)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세관은 국제우편물에 숨겨진 필로폰을 발견했고, 대구지검은 그달 19일 국내수령책 B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계좌 내역 등을 추적해 지난 9월 발송책 A씨를 특정했고, 태국 현지에 파견된 검찰수사관은 지난 3일 거주지를 파악해 태국 당국과 공조해 A씨를 검거했다고 한다. A씨가 우리나라로 보낸 필로폰 38g은 약 1267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라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마약전력 3회의 A씨는 태국에서 검거된 뒤 호송차와 유치장에서 유튜브로 생방송을 해 현지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A씨는 생방송에서 유치장 내부 모습을 보여주고, 실시간 채팅에 참여한 구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고, 함께 구금된 외국인과 팔씨름을 하는 모습 등도 방송됐다.
다른 발송책 C(41)씨는 지난 7월 19일 필로폰 1kg을 태국에서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3만3333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부산지검은 지게꾼 역할을 한 D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C씨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 9월 현지 수사에 착수했다. 태국에 파견된 검찰수사관은 현지 탐문 등을 통해 2주 만에 C씨의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검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C씨는 보이스피싱 총책으로, 사기 등 다수 범죄 전력이 있다고 한다. 법무부 국제송환팀은 C씨를 지난 22일, A씨를 이날 각각 국내로 송환했다.
흰색 런닝셔츠를 입은 C씨가 태국 현지에서 체포 된 후 한국으로 송환되는 모습./대검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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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주요 마약 발송국과 공조를 통해 현지 마약 밀반입 총책 등 해외 마약사범을 검거해 송환 중이다. 특히 태국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상위 5개국 외국발 마약류 압수량’에 따르면 태국에서 유입된 마약의 적발량은 지난해 285.5㎏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 6월 기준 102.4㎏를 기록해 2년간 가장 많은 압수량을 기록했다.
검찰은 ‘원점 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을 구축해 주요 해외 마약 발송국에 검찰 수사관을 파견·상주시켜 현지에서 마약 밀반입 조직에 대한 수사를 착수해 검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9년 태국 마약청과 공조시스템을 구축, 수사관을 상호 파견해 현재까지 국내 밀반입책 등 마약 사범 총 11명을 검거했다고 한다. 지난 4월 인천지검은 태국 현지에서 헤로인 22kg를 사전에 적발해 국내 유입을 막기도 했다. 이달 기준 검찰이 해외 마약수사기관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한 마약사범은 모두 44명이라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태국 사례를 모델로 원점 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을 전면 확대·추진해 마약의 국내 유입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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