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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모래 섞인 과자 먹인’ 시의원 자녀 학폭 파장…공분의 화환 1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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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근 성남시의회 소속 시의원 자녀의 학교 폭력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초등학교 앞 인도에 지역 학부모들이 놓고 간 근조화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아이야 분당 엄마들이 함께할게’,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사과는 용서받을 때까지’, ‘불공정한 세상을 배우게 하시면 안 돼요’ 등의 학폭을 규탄하는 내용들이 적혀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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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동급생에게 모래를 섞은 과자를 강제로 먹이고, 흉기로 협박까지 한 집단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가해학생 중 한명은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의 자녀로, 해당 시의원은 이 사건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자 탈당했다.



23일 경기도교육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성남시 분당구 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ㄱ학생 등 동급생 4명은 올해 4~6월 같은반 ㄴ학생을 상대로 학교폭력을 저질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됐다. ㄱ학생 등은 ㄴ학생을 공원으로 불러내 모래를 섞은 과자를 강제로 먹이고, ㄴ학생의 집에서 게임 벌칙 수행 등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신체적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흉기로 위협하는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은 지난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4명 가운데 ㄱ학생 등 2명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를, 가담 정도가 덜한 2명에게 서면사과와 봉사 등의 조처를 내렸다.



이런 학폭 처분 사실이 이달 초부터 분당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알려지면서 ‘가해 정도에 비춰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공분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가해자 중 ㄱ학생이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이영경 시의원의 자녀로 확인되면서 시의원 사퇴 요구 등으로 이어졌다.



이 시의원은 지난 17일 “부모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며 공개 사과하고 탈당했지만,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날 해당 초등학교 앞 인도에는 성남지역 주요 맘카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보낸 근조화환 120여개가 길게 늘어섰다. ‘사과는 용서받을 때까지’,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등 가해학생을 엄벌하고 이 의원이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사건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불거졌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 학생 쪽과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화해한 것처럼 점수를 줘 전학 등의 처분을 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시의원이 해당 학교 학부모회장을 역임해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학폭심의위의 심의 과정 전반에 대해 감사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피해자 ㄴ학생 쪽은 지난달 30일 분당경찰서에 ㄱ학생 등 가해 학생 4명을 포함해 동급생 5명을 폭행 및 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현재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ㄴ학생은 신체적 상해는 물론 정신적 불안 증세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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