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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성 상품화’ 애버크롬비의 전 CEO, 모델 성 착취 혐의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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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마이클 제프리스 애버크롬비 앤 피치 전 최고경영자(가운데)가 22일(현지시각) 자신의 변호인인 브라이언 비어(왼쪽)와 함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폴 지 로저스 연방 빌딩과 법원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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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류 브랜드 ‘애버크롬비 앤 피치’의 전 최고경영자인 마이크 제프리스(80)가 모델이 되길 원하는 젊은 남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



뉴욕 동부지검 브레온 피스 검사는 22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제프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류 업체 중 한 곳의 최고경영자였지만, 자신의 권력과 부,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과 연인 매슈 스미스(61)의 성적 쾌락을 위해 남성들을 성매매에 끌어들였다”며 이렇게 밝혔다. 제프리스와 스미스, 두 사람을 위해 성매매를 할 남성들을 모집하고, 고용한 일을 담당한 제임스 제이콥슨(71)이 함께 기소됐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전했다.



세 사람은 2008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피해자들에게 근육이완제와 발기부전 치료제 등 약물, 술 등을 제공하고 성매매를 하도록 했다. 피해자들은 애버크롬비 앤 피치에서 모델 활동을 하는 등 경력을 쌓을 기회를 주겠다는 유혹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대부분 이성애자였고, 일부는 19살로 갓 성인이 된 이들이었다. 이들은 특정 행위에 대한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경력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협박을 듣기도 했고,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해당 사실을 밝히는 것을 막는 비공개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검찰은 이날 세 사람을 체포했으나. 제프리스는 1000만달러(약 138억2천만원), 제이콥슨은 50만달러(약 6억9천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제프리스의 변호인은 “언론이 아닌 법정에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2년부터 회사를 운영했던 제프리스는 2014년 말 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났다. 이날 애버크롬비 앤 피치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애버크롬비 앤 피치는 브랜드 자체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제프리스가 미국 백인의 ‘소년성’을 강조하는 제품을 주로 출시하는 것과 관련한 지적을 받고 2006년 한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우리 브랜드에) 속할 수 없다. 우리는 배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다. 그는 “매장에 잘생긴 사람을 고용한다. 잘생긴 사람은 다른 잘생긴 사람을 끌어들인다”, “멋지고 잘생긴 사람을 대상으로 마케팅하고 싶다. 그 외의 사람을 대상으로 마케팅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등 노골적인 성 상품화 방향성을 드러냈다. 2013년 국민청원 누리집 ‘체인지닷컴’에는 ‘청소년들에게 아름답지 않다고 말하지 말고, 모든 사이즈의 청소년을 위한 옷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8만명의 가까운 사람들이 서명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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