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뉴햄프셔주 콩코드 민주당 선거 사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가둬야"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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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그를 가둬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자기 발언을 두고 논란을 예상한듯 곧바로 “정치적으로 그를 가둬야 한다”고 부연했지만, 트럼프 캠프에서는 이 발언을 트럼프에 대한 여러 형사 기소와 연관시켜 “바이든이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박해한다는 진실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콩코드 민주당 선거 사무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라며 “우리는 그를 가둬야 한다(We’ve got to lock him up)”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 말을 듣고 박수를 쳤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4초 뒤 “정치적으로 그를 가둬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주의는 위태롭다”며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라”라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바이든의 이런 발언을 소개하며 “바이든은 보통 트럼프의 법적 문제에 대해 언급을 삼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행정부가 트럼프 표적으로 한 정치적 기소를 일삼는다고 비난해 온 공화당원들에게 빌미를 제공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즉각 반발했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은 “조 바이든은 방금 진실을 인정했다. 그와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는 상대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공정하게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박해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해리스에게 바이든의 수치스러운 발언에 대해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그러나 정치적 반대 후보를 겨냥해 ‘가두라’는 표현을 쓴 것은 트럼프 측이 처음이었다고 짚었다. 2016년 미 대선 때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겨냥해 감옥에 가두자며 유세장 등에서 “그녀를 가둬라(Lock her up)!”라고 외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트럼프 측은 정치적 기소라는 개념에 대해 선택적으로 분노한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가두어라’라는 구호는 해리스의 선거 운동 행사에서 자주 등장했다. 해리스는 종종 구호가 나올 때 ‘법원이 처리해 줄 거야’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는 1·6 의회 난입 사태 선동, 백악관 기밀 문서 유출, 성인물 배우 입막음, 조지아주 선거 결과 번복 시도 등 4건에 대해 형사 기소됐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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