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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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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타봤어?” 인구 14억 시장이 들썩…증시서도 대히트 친 이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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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증시 입성

인도 전동화 전환 정책 발맞춰
4조원대 현금 전폭투자 계획

내년 100만대 생산체계 구축
1월 출시 예정 ‘크레타EV’ 등
전략모델·전기차 라인업 강화
정 회장 “주변국 시장도 개척”


매일경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NSE)에서 타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 회장, 아쉬쉬 차우한 NSE CEO.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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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른 아침부터 뭄바이 증권거래소(NSE) 앞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오전 9시30분(현지시간) 진행 예정인 현대차 인도법인의 증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실어나르는 택시 대부분은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현지 양산한 경차 ‘쌍트로’의 후기 모델 ‘쌍트로 싱(Xing)’이었다. 거래소로 들어서는 일반차량들도 상당수가 현대차의 인도 현지 전략 모델 알카자르, 크레타 등이었다.

기념식은 행사 시작을 알리는 인도 전통방식인 촛불 점화와 함께 시작됐다. 증시 상장 시각인 10시가 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쉬스 쿠마르 뭄바이 증권거래소 CEO와 함께 증시 상장을 알리는 의미의 타종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증시 상장 기념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권역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해 25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아쉬스 쿠마르 CEO에게 현대차 아이오닉5의 소형 모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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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도 현대차 인도법인은 협력과 동반성장의 정신에 기반해 현지화에 대한 헌신을 지속하겠다”면서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 이곳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 이후 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인도는 주변에 많은 국가들이 있고 유럽도 멀지 않은 만큼 여러 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국가”라면서 “내수 수요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IPO로 조달한 4조 5000억원 가량의 현금 투자 방향에 대해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방향으로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새로 지어지는 공장(탈레가온 공장)이 있는 만큼 하이테크 차량, 젊은 층이 원하는 그런 차량을 개발하는 데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인도증시 상장 이후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4조원대 현금 유입을 통해 현대차가 현지에서 진행할 투자다. 현대차는 1996년 판매법인 설립 이후 65억달러(8조 97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1위 기업인 마루티 스즈키가 판매량 기준 여전히 현지 시장 점유율 40% 가량을 기록하고 있고 현대차 기아(약 20%)와의 격차는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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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 =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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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 40%를 목표로 삼은 인도 정부의 빠른 전동화 전환 정책과 맞물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인도 진출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BYD는 인도정부에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기지 건설 투자를 제안한 상황이다. 실제로 뭄바이 시내에는 BYD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토3’의 광고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누적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현금을 한 번에 확보한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현대차가 지난해 GM으로부터 인수한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한 연산 100만대 체제 구축이다. 인도 마하라슈트라 지역에 위치한 푸네 공장은 2025년 중 가동을 목표로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1998년 첸나이 1공장에 이어 2007년 2공장을 가동했고, 지난해부터는 현지에서 인기가 좋은 SUV 생산능력을 높여 연간 82만 4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장기인 현지 전략 모델 개발에도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기술 개발은 인도 현지에서 진행하지만 크레타, 알카자르 등 현지 전략모델 개발은 현재 한국의 남양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14억 인구라는 규모와 지역, 민족에 따라 다른 차량 수요를 분석해 현지 모델을 개발하려면 현지 연구에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현대차는 인도 텔랑가나 주에 테스트카 제조 및 시험이 가능한 ‘메가 테스트 센터’를 설립 중인데 이번 상장으로 이 같은 현지화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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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인도 등 개발도상국 전략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소형 유틸리티차랑(SUV) 크레타. [사진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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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 전동화 전환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내년 1월 첫 전략형 전기차 ‘크레타 EV’를 출시할 예정이고, 기아 역시 코드명 ‘AY1’ 전기차 개발 계획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인도 전기차 판매 점유율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자동차판매협회(FA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전기차 판매 점유율에서 현대차는 1위 타타(68%), 2위 마힌드라(14%), 3위 BYD(1.9%)에 이어 4위(1.8%)에 그쳤다. 기아는 1분기 전기차 89대만을 판매해 0.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정 회장은 예상보다 긴 시간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에 대해 “6~7년 정도면 많이 리커버(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인도 전기차 시장이 발전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신흥 자동차 시장이다. 인도는 14억 인구를 보유한 경제 대국이며, 모빌리티 주요 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규모는 500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승용차 시장은 410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주도하에 전동화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부터 EV 볼륨모델을 본격 양산한다. 현대차는 내년 초 첫 현지 생산 EV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아도 내년 인도 공장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EV 등 2030년까지 4종을 출시한다.

전기차 대중화를 대비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동화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셀, 배터리팩, 등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전기차 공급망 현지화를 추진한다. 현재 현대차 첸나이공장 내 배터리팩 공장을 신설하고 있으며, 내년 초 양산되는 현지 특화 EV에 탑재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배터리셀 현지화까지 추진중이다. 또한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익성이 높은 차종 개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SUV를 선호하는 인도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파워트레인도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EV, HEV 등으로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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