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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한 “김 여사 라인 쇄신” 요구에…윤 “구체적 문제 있어야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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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한동훈 ‘3대 요구’ 두고 갈등 격화

경향신문

지지자들과 찰칵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인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을 방문해 지난 16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용철 강화군수와 함께 상인들에게 인사하던 중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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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쇄신
한, 한남동 7인회 문제 설명
음주운전 행정관 추가 거론

대외활동 중단
윤, 전직 영부인 관례 들며
“이미 활동 많이 자제” 거절

특검법 등 의혹 규명
윤 “당이 같이 싸워줬으면”
한 대표 대응에 ‘불만’ 표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구체적 문제가 있어야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22일 밝혔다. ‘김 여사 라인’ 비판은 막연한 의혹이라는 인식을 보여준 셈이다. 전날 브리핑도 하지 않았던 대통령실이 회동 하루 만에 윤 대통령 발언을 공개하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민심과의 격차만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면담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각종 의혹 규명 절차 협조)에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설명했다.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줘야 조치할 수 있지 않나”라며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정리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한남동 7인회’ 등 정치권에서 김 여사 라인으로 거론되는 비서관 등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진실 공방 양상도 보이고 있다. 한 대표 측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10명 가까이 이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그분들이 지금 왜 문제인지도 (윤 대통령에게) 설명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속칭 ‘한남동 7인회’로 불리는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 등 7명에 선임행정관 1명을 추가 거론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대표가 강모 선임행정관의 음주운전 사례를 직접 들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3명의 인적 쇄신 대상자 실명을 언급했고, 그중 2명은 대통령실에 소속돼 있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요청에는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활동을) 많이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외활동 중단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혹 규명’ 요구에 “일부 의혹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의혹이 있으면 막연히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달라”며 “의혹을 수사하려면 객관적인 흠과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단순 의혹 제기’ 수준으로 판단하고, 검찰 불기소 결정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임을 보여준다.

한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제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한 30명 되고 많은 사람을 단속했다. 그런데 여론 악화가 심화되면 걱정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아주 무모하고 반헌법적인 이런 특검에 대해서 우리 당 의원들이 브레이크를 걸어준 것은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만일 우리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의원과 같은 입장을 취하게 된다면 그건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 당 의원들을 나는 믿는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나”라며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면 당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정이 하나 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게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며 “오늘의 위기는 정치 상황의 위기다. 정무수석에게 과감하게 얘기할 게 있으면 하고 당정 소통도 강화해나가자”고 했다. 한 대표가 야당의 대통령실을 향한 공세에 강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새슬·박순봉·유설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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