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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대통령실 “북·러 협력 지나치면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 지원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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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실장 주재 긴급 NSC 회의

파병 북한군 즉각 철수 촉구하며

국제사회와 ‘단계적 대응’ 예고

경향신문

우크라 수도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과 오스틴 미 국방장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에서 네번째)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오른쪽에서 세번째)과 2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만나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군사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회담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방력 강화를 위해 8억달러(약 1조1030억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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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안보 중대 위협 시 외교·경제·군사 단계적 조치”

대통령실은 22일 “북한의 전투 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양국 간 군사 협력의 정도가 지나치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불법적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파병까지 하기에 이른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자 북한과의 일체의 군사 협력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부는 북한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하며 현재와 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야합이 지속할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이행되도록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러·북 군사 협력이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 정권이 북한 청년들을 러시아의 용병으로 명분 없는 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것은 스스로 범죄 집단임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단계적 대응 조치’에 대해 외교·경제·군사적 조치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러 양자 간 (협력) 발전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의 대응 구상을 미리 준비해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북·러 협력으로 북한의 재래식 무기 성능이 개량되거나 북한이 제대로 된 군사정찰위성을 갖게 되는 경우, 북한군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쓸 카드를 지금 공개하는 것은 “상대방의 판단과 계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이냐는 질의에 “모든 무기는 의도한 바에 따라 살상할 수도, 시설물을 파괴할 수도 있다”며 “방어용 무기와 공격용 무기로 단순하게 구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러 협력의) 단계별로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도 있고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 무기 지원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군과의 상호일체성 등을 맞추는 단계”라며 “실제로 (병력이 전장에) 투입됐을 때 북한 청년들의 심리 상태가 어떨지, 누구의 무기로 얼마나 숙달된 채 임할 것인지, 과연 (참전이) 계획대로 갈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가 북한과의 협력을 ‘주권 사항’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버젓이 한 것이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고위 관계자는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현재 러시아와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도를 다 동원해서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어떻게 악용하고 갈취하고 있는지를 적절히 잘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군은 전방부대 일반전초(GOP) 일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렸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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